2026년 4월 27일 월요일 22:05
'금융업 넘보는 머스크' 엑스 머니 베일 벗는다… 연 6% 파격 금리 승부수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결제 시 3% 캐시백·송금 수수료 제로, SNS 넘어 위챗식 '슈퍼 앱'으로 진화

일론 머스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엑스에 강력한 금융 엔진을 장착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엑스 내에서 은행 업무와 결제가 가능한 통합 플랫폼 '엑스 머니(X Money)'가 조만간 초기 액세스 형태로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통해 산업 지형을 바꿨던 머스크가 이제는 기성 금융권을 정조준하고 나선 셈이다.
현재 비공개 테스트 중인 이용자들에 따르면 엑스 머니의 혜택은 파격적이다. 현금을 저축할 경우 연 6%에 달하는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온·오프라인 결제 시 3%의 캐시백을 돌려주는 형태다.
또한 별도의 수수료 없이 개인 간(P2P) 송금이 가능하며, 이용자의 X 아이디가 각인된 전용 비자 직불카드까지 발급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디지털 은행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 크리에이터 생태계 재편… '스트라이프' 대신 '엑스 머니'로
엑스 머니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엑스 내 경제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핵심 고리가 될 전망이다. 현재 엑스에서 광고 수익을 배분받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그동안 외부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스트라이프를 이용해왔으나, 앞으로는 엑스 머니를 기본 정산 수단으로 쓰게 된다.
이는 플랫폼 내에서 발생한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다시 플랫폼 내에서 소비되거나 저축되는 폐쇄형 경제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과거부터 '이용자가 원한다면 X 앱 안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해왔다. 엑스 머니의 도입은 이러한 머스크의 비전을 실현하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며, 기존 페이팔이나 캐시앱 등 핀테크 강자들과의 정면 대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 '서구판 위챗' 꿈꾸는 머스크, 슈퍼 앱 전략의 명암
엑스 머니의 모델은 중국의 거대 플랫폼 '위챗'과 매우 흡사하다. 위챗은 단순 메시지 앱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결제, 차량 호출, 항공권 예약, 공공 서비스 이용까지 모든 기능을 담은 무소불위의 슈퍼 앱으로 진화했다.
엑스 역시 전 세계 6억 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를 보유한 만큼, 금융 기능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서구권 최초의 진정한 슈퍼 앱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인 걸림돌은 여전히 높다.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한 규제의 벽이다. 미국에서 금융 플랫폼을 온전히 운영하려면 50개 주 전체에서 각각 결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지만, 엑스 머니는 아직 뉴욕 등 주요 지역에서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규제 당국이 SNS 기업의 금융 정보 독점과 보안 문제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 뒤처진 타이밍인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메기인가
일각에서는 엑스 머니의 등장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제 분야 전문가인 리처드 크론은 '머스크가 2년 전부터 이 비전을 약속했고 당시 1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했었다'며 '이미 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때를 놓쳤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부진한 개발 속도와 규제 대응 능력이 머스크의 혁신 의지를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 특유의 돌파력과 거대한 팬덤, 그리고 엑스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연 엑스 머니가 규제라는 거대한 암초를 넘고 기존 금융 질서를 뒤흔드는 '메기'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을지 전 세계 금융권이 긴장 속에 지켜보고 있다.
구선 기자 kooblock@daum.net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