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1일 화요일 16:57
동남아 결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스테이블코인 카드 이용량 40배 폭증
강범구 기자

[2026년 3월 31일, 서울] 동남아시아 여행객이 자국 전자지갑으로 싱가포르에서 간편하게 결제하는 일상이 보편화되는 가운데, 그 이면에서 구동되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가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숫자로 증명된 ‘코인 카드’의 전성시대
싱가포르 기반의 인프라 기업 스트레이츠X(StraitsX)는 2024년 4분기 대비 2025년 동기 카드 결제 거래량이 40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카드 발급량은 무려 83배나 뛰었다. 이러한 성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이 실물 경제의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스트레이츠X의 인프라를 사용하는 레닷페이(RedotPay)는 2025년 한 해 동안 약 29억 5,000만 달러(약 4조 원)의 거래를 처리하며 업계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비자(Visa) 역시 전체 온체인 카드 결제량의 90% 이상을 점유하며 이 분야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사용자는 몰라도 된다”… 결제 기술의 ‘투명화’
스트레이츠X의 전략은 명확하다. 사용자가 암호화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결제 과정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다. 판매자는 현지 법정화폐로 즉시 정산받고, 구매자는 복잡한 환전 과정 없이 자신의 스테이블코인 자산을 소모한다.
스트레이츠X의 CEO 티앤웨이 리우(Tianwei Liu)는 "사용자는 결제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다. 오직 결제가 성공하는가에만 신경 쓴다"며 "스테이블코인은 광섬유 케이블처럼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눈에는 띄지 않는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라나와 손잡고 ‘기계 간 소액 결제’ 도전
스트레이츠X는 이달 말까지 솔라나(Solana) 블록체인 상에 자사 스테이블코인인 XSGD와 XUSD를 출시할 예정이다. 솔라나의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를 활용해 ‘머신 투 머신(Machine-to-Machine)’ 미크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수수료가 거의 제로에 수렴하게 되면, 데이터 흐름처럼 끊김 없이 아주 적은 금액을 빈번하게 주고받는 초연결 결제 생태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싱가포르를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현재 싱가포르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XSGD는 동남아 비달러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스트레이츠X는 싱가포르 중앙은행의 규제 샌드박스인 ‘프로젝트 블룸(Project BLOOM)’을 통해 태국과의 국경 간 결제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향후 일본, 대만, 홍콩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비자의 싱가포르 담당 총괄 아델린 킴(Adeline Kim)은 이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같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며 "탈것(결제 수단)은 바뀌어도 도로의 규칙(금융 규제 및 사용자 경험)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효율성만 극대화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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