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8일 화요일 17:51
미·이란 전쟁 속 600% 폭등…유가 넘어선 ‘운임 ETF’의 역습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에너지 투자 축 이동…원자재에서 물류 인프라로 자금 흐름 변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분야는 ‘에너지를 어떻게 옮기느냐’, 즉 해상 운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 수익률 600% 돌파한 숨은 진주, BWET
최근 월가의 관심이 집중된 상품은 브레이크웨이브 탱커 해운 ETF(BWET)다.
이 ETF는 원유 운반선 운임 선물에 연동되는 구조로, 주요 해상 항로의 운송 차질과 전쟁 리스크가 겹치면서 연초 대비 600% 이상 급등했다. 1년 기준으로는 100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타파이(VettaFi)의 신시아 머피 리서치 디렉터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이 ETF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전했다.
2023년 5월 출시된 BWET는 전체 ETF 시장 규모(약 13조 달러)에 비하면 운용 자산이 30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한 소형 상품이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를 계기로 단기간에 핵심 투자처로 떠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전통적인 에너지 투자 자산을 크게 웃돈다. 같은 기간 미국석유펀드(USO)가 약 90%, 에너지 섹터 ETF(XLE)가 2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운임 시장의 레버리지 효과가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다.
◇ 유가에서 운송으로…투자 축 이동
이 같은 흐름은 에너지 시장에서 무엇이 핵심 가치인지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원유 가격 자체에 베팅하기보다, 에너지 공급을 실제로 가능하게 하는 ‘물류 인프라’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머피 디렉터는 “결국 이번 흐름은 운송 비용의 문제”라며 “해상 물류에 차질이 생길 때마다 운임 선물 가격이 급등하고, BWET는 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원유뿐 아니라 다양한 원자재의 운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주 6% 상승했으며, 연초 대비로는 41% 상승해 물류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 공급망 재편 속 인프라 가치 부각
SS&C 테크놀로지스의 폴 바이오키 책임자는 이번 운임 급등이 단순한 전쟁 이슈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란 갈등 이전부터 글로벌 원자재 시장은 이미 취약한 상태였고, 이번 사태가 그 문제를 더욱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장기간 투자 부족과 팬데믹 이후 강조된 공급망 안정성 확보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이번 위기를 계기로 인프라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키 책임자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관련 투자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상 운임이 단기적인 충격에 민감하고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는 점을 경고한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이 글로벌 무역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을 넘어 ‘어떻게 공급되는가’라는 구조적 요소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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