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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0일 수요일 06:49

[기자수첩] 정년연장 탓하기 전에 돌아봐야 할 청년들…기업이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는 것 아닌가"

[기자수첩] 정년연장 탓하기 전에 돌아봐야 할 청년들…기업이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34세 청년 1052명 가운데 81.0%가 정년연장 시 신규 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시장이 어렵다는 응답도 62.9%에 달했다.

물론 청년 취업난은 현실이다. 대기업의 채용 문턱은 높고 기업은 신입사원에게도 경력을 요구한다. 인공지능(AI)이 기존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취업난을 이야기하기 전에 짚어볼 문제가 있다. 일자리가 없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서 청년들이 직장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급여 수준(66.6%)과 고용 안정성(46.0%)이었다. 높은 연봉에 안정적인 고용, 좋은 복지까지 갖춘 직장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일자리만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중소기업과 지방 제조업체 가운데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물론 열악한 근무 환경과 낮은 임금은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조건이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경험을 쌓을 기회까지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정년연장과 청년 채용을 무조건 경쟁 관계로 보는 시각도 단순하다.

기업이 숙련된 직원을 계속 고용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랜 업무 경험과 현장 대응 능력, 거래처 관리, 후배를 지도할 수 있는 노하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설비를 다뤄 온 직원의 경험은 신입사원이 하루아침에 대체하기 어렵다.

기업 입장에서는 숙련된 인력을 계속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계속고용 과정에서 임금체계까지 조정된다면 비용 부담도 달라진다. 기업이 이런 인력을 유지하려는 것은 단순히 청년 채용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반면 청년들에게는 다른 경쟁력이 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AI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며, 기존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능력이다. 기업이 청년을 채용해야 할 이유는 바로 이런 새로운 역량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정년연장이 청년 채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의 인건비와 채용 여력에 따라 신규 채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년퇴직자가 늘어난다고 그 자리가 반드시 청년에게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정년연장이 취업난의 원인이라고 걱정하기 전에 기업이 자신을 채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AI를 활용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한다면 프로젝트와 실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 첫 직장이 반드시 평생직장일 필요도 없다.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경험과 기술을 쌓는 것 역시 현실적인 선택이다.

정부와 기업도 청년들이 첫 경력을 쌓을 기회를 넓혀야 한다.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서 경력만 요구하는 채용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 청년들이 일할 만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준비까지 멈출 수는 없다.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갖추고,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결국 구직자 자신의 몫이다.

정년이 연장되지 않으면 원하는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까. 정년퇴직자가 늘어나면 그 자리가 반드시 내 자리가 될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취업시장을 너무 쉽게 보는 것이다.

청년들이여, 누군가의 정년이 끝나기만 기다리지 말자. 기업이 당신을 뽑아야 할 이유부터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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