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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30일 수요일 04:36

홍콩 정부, 200억홍콩달러 규모 디지털 녹색채권 발행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홍콩달러·위안화·미국달러·유로화 등 4개 통화로 구성 1차 발행 결제에 은행 예금 토큰 활용…토큰화 금융 실험 확대

홍콩 정부, 200억홍콩달러 규모 디지털 녹색채권 발행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약 200억홍콩달러 규모의 디지털 녹색채권 발행 가격을 확정하고, 일부 채권의 발행대금 결제에 은행 예금 토큰을 도입한다.

정부 채권의 발행과 결제를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로 전환하려는 홍콩의 실험이 한 단계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채권은 홍콩 정부의 지속가능채권 프로그램에 따라 발행되며 홍콩달러와 위안화, 미국달러, 유로화 등 4개 통화로 구성됐다. 발행 규모는 환산 기준 약 200억홍콩달러에 이른다.

로이터가 확인한 발행 조건에 따르면 위안화 표시 물량 가운데 75억위안 규모의 5년물 디지털 녹색채권은 쿠폰금리와 발행수익률이 각각 연 1.65%로 결정됐다. 홍콩달러와 위안화 표시 채권의 합산 규모는 약 18억달러 상당으로 알려졌다.

유로화 표시 채권은 4년 만기로 구성됐으며, 당초 가격 가이던스는 유로 미드스와프 금리에 11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번 발행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홍콩달러 표시 채권의 1차 발행 결제 과정에 예금 토큰이 새롭게 사용된다는 점이다. 기존 전통적인 은행 결제 방식과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를 활용한 결제 방식도 함께 지원된다.

예금 토큰은 상업은행에 보관된 고객의 예금을 블록체인상에서 디지털 토큰 형태로 표현한 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은행 예금에 대한 청구권을 기반으로 하며, 규제받는 은행이 발행과 상환을 담당하는 구조다.

투자자가 예금 토큰으로 채권 대금을 지급하면 블록체인상에서 채권의 소유권 이전과 자금 결제를 연계할 수 있다.

조건이 충족됐을 때 채권과 결제 자산이 동시에 교환되는 ‘동시결제(DvP)’ 방식을 적용하면 한쪽 자산만 이전되는 결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기존 채권시장은 발행과 청약, 자금 결제, 소유권 기록이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처리된다. 반면 디지털 채권과 토큰화 결제수단을 동일하거나 상호 연결된 원장에 배치하면 관련 절차를 자동화하고 결제 시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

채권 자체의 토큰화와 결제수단의 토큰화는 구분해야 한다. 디지털 채권은 정부가 부담하는 채무와 투자자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원장에 기록한 증권이며 예금 토큰은 투자자가 채권을 매입할 때 사용하는 은행예금 기반 결제수단이다.

홍콩 정부는 앞선 디지털 채권 발행에서 토큰화 중앙은행 화폐를 결제 과정에 활용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상업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한 토큰까지 선택지에 추가하면서 중앙은행 화폐와 상업은행 화폐가 함께 작동하는 토큰화 금융시장 구조를 시험하게 됐다.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정부의 지속가능채권 프로그램 기준에 따라 환경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에 적합한 사업에 투입된다.

디지털 발행 방식은 자금 사용 목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채권의 발행과 보유, 결제 및 사후관리 인프라를 디지털화하는 데 초점이 있다.

홍콩은 디지털자산 규제와 토큰화 금융 인프라를 동시에 확대하며 아시아 디지털 금융 중심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다중통화 채권에 디지털 발행 방식을 적용하면 민간 금융기관의 토큰화 채권 도입에도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시장에서는 예금 토큰을 이용한 실제 결제 비중과 참여 은행, 채권의 유통시장 거래 지원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중앙은행 화폐와 은행 예금 토큰, 전통 결제망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도 홍콩의 토큰화 자본시장 확장 가능성을 판단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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