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9일 화요일 02:22
미 상원 조사, “이란 연계 제재 지갑 84%, 거래 대부분 USDT”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미·이스라엘 제재 대상 846개 지갑 분석…테더 이용 편중 확인 동결 대응 속도 도마 위…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제재 이행 책임 부각

이란과 연계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제재 대상에 오른 암호화폐 지갑 상당수가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집중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가 분석한 제재 대상 지갑은 총 846개다. 이 가운데 약 84%는 암호화폐 거래 전부 또는 거의 전부를 USDT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USDT가 이란 정권과 연계된 자금 흐름에서 주요 결제 수단으로 활용됐으며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조직의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사용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원은 최근 테더와 주요 암호화폐 사업자를 대상으로 이란 관련 자금 흐름과 제재 준수 체계를 조사해 왔다.
이번 조사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부분은 제재 대상 지갑에 대한 동결 속도다. 보고서는 테더가 문제가 된 일부 지갑을 충분히 신속하게 차단하지 않아 제재 대상 자금이 이동할 시간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USDT와 같은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특정 주소의 자산을 동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탈중앙화 자산과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제재 지갑을 언제 인지했는지, 관계기관의 요청 이후 얼마나 빠르게 조치했는지가 발행사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다만 제재 대상자가 USDT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테더가 해당 거래를 의도적으로 지원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갑의 실제 소유자와 제재 대상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과정, 발행사가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시점, 동결까지 걸린 시간 등을 함께 살펴야 책임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테더는 과거 자금세탁 및 제재 회피 논란과 관련해 각국 수사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불법 행위와 연결된 주소를 동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상원 조사 내용에 대한 테더의 구체적인 반박이나 추가 입장은 현재 공개된 보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란과 연계된 암호화폐 자금망에 대한 조사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별도의 블록체인 분석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래가 USDT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조사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결제 수단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제재 회피와 불법 자금 이동에도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부각했다.
향후 규제 논의에서는 실시간 지갑 모니터링과 신속한 동결 절차, 발행사와 거래소 간 정보 공유 체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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