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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1일 화요일 18:09

법무법인 창천 정재윤 변호사 “지금 시장, 규제가 방향 가른다”

이윤호 기자admin@blockchainseoul.com

정재윤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창천 정재윤 변호사 “지금 시장, 규제가 방향 가른다”

블록체인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법무법인 창천 정재윤 변호사를 만나 규제 방향과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Q : 변호사님 소개와 법무법인 창천에서 맡고 계신 역할을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것을 바탕으로 13년간 다수의 IT 관련 송무를 수행해온 법무법인 창천의 파트너 변호사입니다.

 

Q : 금융·블록체인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계기는 2017년에 지인을 통해 업무를 맡게된 코인 관련 형사사건이었습니다. 2017년 당시에 한국에서 ICO가 많이 이루어지고 한때 한국 코인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이 크게 붙는 등 그야말로 코인광풍이 불때였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발행한 코인들이 많게는 100배까지 가격이 치솟았다가 2018년 다시 폭락하는 상황이 여럿있었고, 그때 코인과 관련한 형사사건의 변호를 맡으면서부터 블록체인 관련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Q : 블록체인 또는 암호화폐 관련 업무에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겪는 법적 문제는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문의를 받는 법적 문제는 '토큰의 증권성(Security) 해당여부''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 문제입니다.

 

기업이 발행하거나 유통하려는 토큰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투자계약증권' 등에 해당할 경우, 증권으로 분류되어 자본시장법의 엄격한 발행 및 공시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미 20232'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초자산의 지분이나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라면 증권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한 바 있습니다. 만약 이를 위반하여 미등록 증권을 발행하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게되고 따라서 증권 해당여부는 기업들이 가장 예민하게 접근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지갑 서비스나 커스터디, 거래 지원 등을 영위하려는 기업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제7조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하고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는 등 진입 장벽과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해결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부담을 갖는 법적 문제입니다.

 

Q : 현재 한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한국의 규제 환경은 현재는 제도권 편입의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2024.7.19. 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매우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이 법을 통해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자본시장법 수준의 강력한 형사처벌(부당이득액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과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현재의 규제는 우선 '유통 시장의 질서 유지''투자자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는 입법의 결과물입니다. 시장이 온전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의 발행(ICO) 요건, 상장 기준, 공시 의무 등을 명확히 규정하는 입법이 추가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고 국내에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관련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 실물자산 토큰화(RWA)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어떤 변화를 줄 것으로 보시나요

 

RWA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 혁명''인프라의 세대교체'를 가져올 것입니다.

 

법률적으로 RWA는 분산원장 기술(DLT)을 전자증권법상의 장부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미술품, 부동산, 선박 등은 고가의 비정형 자산이어서 일반 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RWA를 통해 이를 '투자계약증권'이나 '수익증권' 형태의 토큰 증권(STO)으로 발행하게 되면, 자본시장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조각 투자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곧 블록체인 기술이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서, 기존 금융기관들이 사용하는 중앙집중형 예탁결제 시스템을 효율적이고 투명한 분산원장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인프라 혁신을 의미합니다.

 

Q : 기관 투자자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들어오기 위한 핵심 조건은 무엇인가요

 

"가장 시급하고 핵심적인 조건은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허용''명확한 세무·회계 기준의 확립'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금세탁방지(AML) 등 정책적 이유로 은행들이 법인에게 가상자산 거래용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것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습니다. 법률에 명시적인 금지 조항이 없음에도 행정지도 성격으로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기관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려면,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자본시장법 제4조 제10항의 기초자산 범위에 가상자산을 포섭하여 금융기관이 합법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금융상품(ETF )을 취급하고 수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법적 지위가 보장되지 않은 자산에 주주들의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기관은 없습니다.

 

Q : 투자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법적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투자자들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질에 따른 사법상 구제의 한계를 항시 명심해야 합니다.

 

실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9789 판결)에 따르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지갑에 잘못 전송된 타인의 가상자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 가상자산은 법정화폐와 달리 착오 송금 시 형법적 보호를 온전히 받기 어렵고,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의존해야 하는 등 자산 회수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

 

또한, 프로젝트 팀의 백서 허위 기재나 과장 광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죄로 처벌될 수 있으나, 피해 발생 후에는 이미 자금이 해외로 빼돌려지거나 믹싱되어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수익률만 좇기보다 해당 토큰이 현행법(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의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Q : “지금 블록체인 시장은 투자 시장인가요, 금융 인프라 전환 초기인가요?”

 

"과거에는 투기성이 짙은 '투자(혹은 투기) 시장'이었다면, 현재는 명백히 '금융 인프라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봅니다.

 

단순히 코인의 가격 등락에 베팅하던 시기를 지나,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가상자산 현물 ETF를 운용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전자증권법 개정 논의나 RWA의 부상은 블록체인이 투자의 대상을 넘어, 자산을 담고 이동시키는 새로운 그릇으로서 제도적 인정을 받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Q : 마무리로,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결국 규제 수용성(Regulatory Adaptability)입니다.

 

블록체인의 초기 철학은 탈중앙화와 규제로부터의 자유였지만, 이제 현실 세계로 편입된 이상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얼마나 합법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가'가 프로젝트의 생사를 가릅니다. 업계 관계자라면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자본시장법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저촉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컴플라이언스 내재화가 필수입니다. 투자자 역시 기술적 비전의 화려함보다는, 해당 프로젝트가 당국의 규제 틀 안에서 적법하게 사업을 영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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