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5일 목요일 04:58
"반도체는 정치가 아니다"... 호남 투자 추진에 커지는 산업 경쟁력 논란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삼성·SK 호남 투자설에 재계 촉각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새로운 논쟁이 불붙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후공정 패키징 시설 중심으로 거론되던 투자 계획이 전공정 생산시설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만약 현실화될 경우 수십조 원을 넘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해 새로운 성장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국내 반도체 산업은 용인, 평택, 이천을 중심으로 거대한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밀집해 있으며 연구개발 인력과 협력업체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클러스터 효과가 한국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대만의 TSMC 역시 생산시설과 협력업체, 연구개발 인프라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정치적 목표와 산업 전략이 충돌할 경우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지방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 새로운 산업 거점을 만들고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결국 핵심은 지역이 아니라 효율성이다.
어디에 공장을 짓느냐보다 그 선택이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논쟁의 본질은 광주냐 용인이냐가 아니다.
한국이 앞으로도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반도체 산업은 단순 제조업이 아니다.
전력, 용수, 물류, 연구개발, 인력, 협력업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 산업이다.
한 번 형성된 클러스터는 생산성과 비용 경쟁력에서 압도적인 장점을 가진다.
반면 국가 차원에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존재한다.
결국 정부는 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이다.
세계가 AI와 반도체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투자 결정의 기준 역시 글로벌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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