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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4일 화요일 06:00

“직원 연봉 올렸더니 사장만 수백만원 더 냈다”…건보료의 함정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대표보다 고액 연봉자 있으면 최고 급여 기준 부과…소득 미제출 사업주는 평균치 적용

[사진=AI 생성이미지]
[사진=AI 생성이미지]

직원에게 높은 급여를 지급한 개인사업자가 본인의 실제 소득보다 훨씬 많은 건강보험료를 부담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업장 내 최고 보수 근로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받은 개인사업장 대표는 2025년 기준 17만6천22명으로 집계됐다.

현행 건강보험법 시행령은 개인사업장 대표의 월 소득이 해당 사업장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근로자의 월 소득보다 낮으면, 최고 보수 근로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대표의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사업주가 자신의 소득을 고의로 낮춰 신고하고 건강보험료를 줄이는 편법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대표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사업장이 늘면서 제도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실제 경영 성과나 대표의 소득과 무관하게 고액 연봉 근로자 한 명의 급여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정되기 때문이다.

보건업을 운영하는 한 사업장의 대표는 원래 월 소득이 2천320만6천100원이었다.

실제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월 건강보험료는 약 82만3천원이지만, 사업장 내 최고 급여 근로자의 월 소득이 1억4천54만원을 넘으면서 대표 보험료는 상한액인 월 450만4천170원까지 치솟았다.

법무서비스업을 운영하는 또 다른 대표도 월 소득이 1억2천772만원이었지만, 최고 급여 근로자의 월 소득 2억3천45만원이 적용되면서 건강보험료 상한액을 부담했다.

소득 차이가 훨씬 큰 사례도 확인됐다.

한 보건업 사업장의 대표는 월 소득이 166만6천666원으로, 실제 소득 기준 건강보험료는 약 5만9천원이었다.

그러나 사업장 내 최고 급여 근로자의 월 소득 9천91만원이 적용되면서 매달 322만2천930원의 보험료를 내게 됐다.

실제 소득 기준보다 월 300만원 이상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 셈이다.

문제는 소득 신고 방식에 따라 보험료 산정 기준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건강보험공단에 소득 자료를 제출하거나 객관적인 수입 자료가 확인된 대표는 최고 보수 근로자의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담한다.

반면 소득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수입을 확인할 객관적인 서류가 없는 대표에게는 해당 사업장 근로자들의 평균 보수월액이 적용된다.

정확하게 소득을 신고하고 고액 연봉자를 채용한 사업주는 최고 급여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지만, 소득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업주는 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부과받는 구조다.

성실하게 신고한 사업주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고 보수월액을 적용받은 개인사업장 대표는 2023년 22만7천936명에서 2024년 23만1천726명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17만6천22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소득 자료 미제출 등의 이유로 평균 보수월액을 적용받은 대표는 2023년 7만8천93명, 2024년 7만7천953명, 2025년 1만8천489명으로 집계됐다.

현행 제도가 기업의 인재 채용과 보상 체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보다 전문성과 성과가 높은 직원을 채용하거나 고액 연봉을 지급하면 사업주의 건강보험료까지 함께 뛰는 만큼, 사업주가 직원의 급여 인상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민 의원은 “이런 건강보험료 부과 방식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 잘하는 근로자에게 자신보다 더 많은 급여를 주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의 소득이 근로자보다 낮더라도 실제 확인된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부과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시행령을 개정하면 현행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관련 법률 개정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강보험료 회피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정상적인 고용과 성과 보상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제 소득과 고의적인 축소 신고를 구분할 수 있는 정교한 부과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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