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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4일 화요일 05:45

“어려서 괜찮다?”…촉법소년, 이제는 책임 물어야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강력·중대 범죄까지 ‘보호’에만 머물러선 안 돼…피해자 관점 반영한 연령기준 재정비 필요

[사진=AI 생성이미지]
[사진=AI 생성이미지]

소년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말이 있다.

“어려서 처벌할 수 없다.” 피해자와 가족에게 이 말은 법률적 설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상처로 들린다. 피해는 분명히 발생했는데 책임을 묻는 순간에는 나이가 가장 먼저 등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추가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일괄적으로 낮출지,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적용할지, 한 살을 낮출지 두 살을 낮출지는 더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중한 접근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신중함이 결정을 미루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행 제도에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처분을 받는다.

가장 무거운 처분도 최장 2년의 소년원 송치다. 반면 만 14세 이상 범죄소년에게는 훨씬 무거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

생일 하루 차이로 책임의 무게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이 느끼는 괴리는 작지 않다.

특히 계획적이고 반복적인 범죄, 흉기를 사용한 강력범죄, 피해자의 삶을 무너뜨리는 중대범죄까지 나이만을 이유로 동일하게 보호 중심으로 처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모든 상황에서 책임으로부터 면제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보호와 책임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배우게 하는 것 역시 사회가 해야 할 교육이다.

공론화 결과도 이런 국민 정서를 보여준다. 시민참여단에서는 모든 범죄의 연령 기준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안보다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조건부로 낮추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연령은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 살 조정하자는 응답이 우세했다.

이는 무조건 엄벌하자는 요구와는 다르다. 경미한 비행과 계획적인 강력범죄를 구분하고, 소년의 성장 가능성을 살피되 피해가 중대한 범죄에는 그에 맞는 책임을 묻자는 현실적인 판단에 가깝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춘다고 소년범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처벌만 강화하고 예방과 교정 시스템을 그대로 둔다면 또 다른 실패를 낳을 수 있다.

가정 해체와 방임, 학교 부적응, 정신건강 문제, 온라인을 통한 범죄 학습 등 소년범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범죄 초기 단계에서 개입할 상담 인력과 보호시설을 늘리고, 가족치료와 보호관찰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경찰 조사와 피해자 진술 절차도 함께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제안한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와 가족치료명령 도입, 보호처분 전문인력 확충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령 기준 조정과 예방·교정 체계 강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제도 논의의 중심에는 반드시 피해자도 있어야 한다.

그동안 촉법소년 논쟁은 가해 청소년의 교화 가능성과 인권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범죄 피해로 학교와 직장을 그만두고, 평생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피해자의 삶도 똑같이 중요하다.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피해자의 고통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이 피해자에게 침묵과 인내를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은 단순히 숫자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의 잘못을 어디까지 보호하고, 어느 순간부터 책임을 묻겠다는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무조건 낮추자는 주장도,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주장도 충분하지 않다.

강력·중대·반복 범죄에는 보다 엄정하게 책임을 묻고, 경미하거나 우발적인 비행에는 교육과 회복의 기회를 넓히는 정교한 제도가 필요하다.

이제 국민은 선언보다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낮추긴 낮춰야 한다”는 말이 다시 긴 논의의 시작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면서도 피해자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는 기준을 정부가 책임 있게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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