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6일 일요일 16:47
[칼럼] 고착화된 1500원 환율, '동결'이라는 마취제가 깨고 있다
구선 기자koo@daum.net
![[칼럼] 고착화된 1500원 환율, '동결'이라는 마취제가 깨고 있다](/_next/image?url=https%3A%2F%2Fapi.blockchainseoul.kr%2Fuploads%2F1777222879620-860558570.webp&w=3840&q=75)
환율 1500원 시대가 가시화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3월 중순의 경고음은 이제 일상의 소음처럼 고착화되었고, 시장의 눈은 지난 4월 중순 열렸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당시 금통위는 다시 한번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물가와 환율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고금리로 신음하는 내수 경기와 부동산 PF 부실이라는 폭탄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임계점 도달한 '강달러'와 사라진 정책 여력
4월 27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서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월 중순만 하더라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 급등이라는 시각이 존재했으나, 이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실종'과 맞물린 구조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외환당국의 체력이다. 지난달 언급되었던 스무딩 오퍼레이션과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가용한 카드는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되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겪었던 유동성 위기 당시보다 현재의 정책 여력이 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환율 급등을 억제하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1500원대라는 높은 환율을 우리 경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감내할 수 있느냐는 생존의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4월 금통위의 '수동적 동결', 쌓여가는 이자 부담
시장에서는 4월 금통위의 동결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평한다. 하지만 이 '어쩔 수 없음'이 가져오는 부작용은 날로 커지고 있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를 다시 밀어올리고 있으며, 이는 한국은행이 기대했던 '하반기 물가 안정' 시나리오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정책 판단을 더욱 꼬이게 만든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거래 회복세와 가계대출 증가세는 금리 인하를 막는 강력한 빗장이 되고 있다.
결국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통화정책의 고립' 상태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기능은 점차 마비되고 있다.
방향이 아닌 '생존의 비용'을 계산할 때
이제 우리에게 남은 질문은 금리의 방향이 아니다.
동결을 유지함으로써 지불해야 할 '환율과 물가의 대가'와, 인상을 통해 감내해야 할 '경기 침체와 부채의 고통' 중 어느 것이 더 치명적인가를 따져야 할 때다.
4월 하순의 지표들은 동결이 더 이상 중립적인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결정을 미루며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환율 1500원선이 일시적 충격이 아닌 '상수'로 자리 잡는 순간, 지금까지의 통화정책 프레임은 완전히 새로 짜여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에게 처방되는 강력한 약물은 결국 그만큼의 독성을 동반한다. 한국 경제 역시 결단을 미룬 대가로 더 혹독한 처방전을 받아 들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버티는 시간은 끝을 향해 가고 있으며, 그 대가는 매일 조금씩 불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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