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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7일 월요일 20:40

제롬 파월, 연준 수장 계속 맡나…거취의 갈림길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형사 조사 완화 국면 속 퇴진 압박과 연준 독립성 수호의 딜레마

제롬 파월, 연준 수장 계속 맡나…거취의 갈림길

미 연방준비제도 수장으로서 마지막 몇 주를 보내고 있는 제롬 파월 의장이 법무부의 최근 결정에 따라 조직에 남을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닌 피로 미 연방검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준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된 형사 조사를 연준 내부 감사관(IG)에게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법무부가 당분간 해당 조사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중대한 조치다.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파월 의장이 형사 조사가 해결될 때까지 연준에 남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법무부의 1차적인 결정이 내려진 만큼, 파월은 전임 의장들처럼 의장직에서 물러날 때 연준을 완전히 떠나는 역사적 관례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2028년 1월에 만료되는 이사로서의 남은 임기 2년을 마저 채울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 흔들리는 연준의 독립성, 트럼프의 노골적 압박

이번 사안의 가장 깊은 곳에는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시장의 강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달리 중앙은행을 향해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거시경제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는 동시에 파월 의장의 해임을 거론하고, 나아가 리사 쿡 이사를 축출하려는 시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만약 파월이 지금 연준을 완전히 떠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에 또 다른 친정부 인사를 임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다.

트럼프의 첫 임기 때 임명된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우만 이사에 이어 차기 의장 내정자인 케빈 워시까지 포함하면, 행정부는 통화 정책의 심장부인 이사회 내에서 막강한 통제력을 확보하게 된다.

◇ 차기 의장 케빈 워시와 방어전에 나선 파월

파월의 후임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이라는 표면적 장치마저 타협할 수 있는 트럼프의 충성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총괄은 '조사가 없었다면 파월은 5월 15일에 연준을 완전히 떠났을 것'이라며 '하지만 법무부의 조치가 너무 늦게 나왔고 향후 조사 재개에 대한 꼬리표가 완전히 잘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월이 당장 떠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파월이 기소 거래나 부당한 압박에 의한 쫓겨남이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몇 달간 일반 이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워시 내정자가 연준의 '레짐 체인지(체제 전환)'라는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도 파월이 기존 조직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잔류할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 월가와 시장의 엇갈린 시선, 금리 향방의 분수령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변경하려면 투표권자의 과반수가 필요하지만, 이사회 과반수를 장악하면 전반적인 정책 방향과 인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정책 결정 위원회가 정치적으로 타협했다고 판단할 경우, 향후 단행될 금리 인하를 펀더멘털에 기반한 결정이 아닌 정치적 결과물로 바라보며 시장의 신뢰를 거둘 위험성도 존재한다.

반면 제프리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데이비드 제르보스는 월가가 파월의 명확한 퇴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통신사 인터뷰를 통해 '파월이 의장 임기 종료와 함께 떠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면 주식 시장은 오히려 상승하고 채권 시장은 더 긍정적인 반응, 즉 수익률 하락과 가격 상승을 보일 것'이라며 '파월의 깔끔한 퇴장 선언이 소송 취하라는 불확실성 해소보다 자산 시장에 더 크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은 다가오는 수요일 FOMC 회의 후 열리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할 기회를 갖게 된다. 시장은 차기 의장 워시의 상원 인준 절차를 지켜보는 동시에 거시경제의 운전대를 쥔 파월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케빈 워시 내정자가 이미 금리 인하 선호와 연준 운영 방식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만큼, 파월의 최종 선택은 미국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장 전체의 유동성 흐름을 좌우할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구선 기자 koobloc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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