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일 목요일 18:31
코인 거래소에서 '석유' 청산 대란… 1,700만 달러 베팅한 트레이더 '직격탄'
강범구 기자

[2026년 4월 2일, 서울]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큰 청산 사태를 일으킨 주인공은 비트코인이 아닌 '석유'였다. 토큰화된 원유 선물 상품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위협할 정도의 거대한 청산 물량을 쏟아내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비트코인 제친 '석유 선물'의 위력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총 4억 300만 달러의 청산액 중 하이퍼리퀴드의 토큰화 브렌트유(BRENTOIL) 선물이 4,660만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이더리움(1억 450만 달러)과 비트코인(9,830만 달러)의 뒤를 잇는 수치로, 솔라나(2,470만 달러)를 가볍게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단일 포지션 규모다. 하이퍼리퀴드에서 한 트레이더가 보유했던 1,717만 달러(약 230억 원) 규모의 석유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었는데, 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거래를 통틀어 이번 회차에서 가장 큰 단일 손실액으로 기록됐다.
트럼프의 '강경 발언'이 부른 양방향 손실
이번 대규모 청산의 도화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었다. 전날까지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던 트럼프는 연설에서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브렌트유 가격은 즉각 5% 이상 치솟으며 배럴당 106달러를 돌파했다.
이로 인해 '휴전'과 '유가 하락'에 베팅하며 '코인 매수(Long), 석유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했던 트레이더들은 양쪽 시장에서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연설 직후 4시간 동안에만 총 1억 5,370만 달러의 포지션이 증발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상승에 베팅했던 롱 포지션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으로 들어온 거시 경제 변동성
하이퍼리퀴드의 토큰화 상품은 암호화폐 특유의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석유, 금 등 거시 경제 자산을 24시간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하이퍼리퀴드 내 석유 선물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5억 1,500만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웬만한 중견 알트코인의 전체 시가총액보다 큰 규모다.
전쟁 발발 이후 토큰화된 석유가 청산 규모 상위 5위권에 진입한 것만 벌써 세 번째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네이티브 트레이더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거래하게 되면서, 전통 금융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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