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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5일 월요일 03:55

자영업자 못 갚은 빚 38조 육박…고령층 '빨간불'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금리 급등·내수 부진에 채무불이행 대출 5개월 만에 최대 60대 이상 자영업자 부실대출 19.5% 급증…“재기 지원·사회안전망 필요”

자영업자 못 갚은 빚 38조 육박…고령층 '빨간불'

금리 급등과 내수경기 부진이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부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기관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개인사업자의 대출 규모가 올해 들어 8%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의 재무상태에 경고등이 켜졌다.

1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2만9143명의 금융기관 대출금액은 1138조9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5조8252억원, 0.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가운데 금융기관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 수는 16만92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8655명, 5.1% 줄었다. 그러나 이들이 보유한 대출금액은 37조802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7178억원, 7.7%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38조511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채무불이행자 수는 줄었지만, 남아 있는 부실 차주의 대출 규모가 커졌다는 점에서 자영업자 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금리 상승 국면이 본격화하면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이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는 빠르게 뛰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953%에서 지난 8일 연 3.940%까지 치솟았다.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내수 지표도 부진하다. 국가데이터처의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6% 줄었다. 이는 2024년 2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1.0% 감소해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기준금리가 인하기를 거쳐 동결됐던 동안에도 연체율은 상승하는 이례적 상황이었다”며 “반도체는 선방했지만 내수경기는 안 좋은 K자형 양극화 현상에, 향후 금리 상승기까지 겹치면 차주들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이 두드러졌다. 올해 4월 말 기준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406조75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조8655억원, 2.5% 증가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대출잔액이 늘어난 것은 60대 이상이 유일했다.

반면 20대 이하, 30대, 40대, 50대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은 모두 감소했다. 20대 이하는 3497억원, 30대는 1조2621억원, 40대는 2조1558억원, 50대는 2728억원 줄었다.

고령층은 채무불이행자 수와 이들이 보유한 대출금액도 함께 늘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 수는 지난해 말 3만8739명에서 올해 4월 말 3만8999명으로 0.7% 증가했다. 이 역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한 증가세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금액은 같은 기간 9조9291억원에서 11조8645억원으로 19.5% 급증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고령층 자영업자의 부실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고령층 자영업자는 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고, 경기 부진에 취약한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충격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임대업 비중이 높은 경우 부동산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연령 자영업자의 높은 부동산업 비중으로 부동산 경기상황과 관련한 구조 변화 등에 크게 취약할 수 있다”며 고연령층의 사업 전환 등 자영업자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인영 의원은 “고령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의 취약 고리가 드러난 것”이라며 “고령층이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촘촘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금융지원에 그치지 않고 재기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결합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개인사업자 대출은 금리와 소비 경기 변화에 민감하다. 여기에 고령층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해질 경우 금융기관의 건전성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자영업자 대출 부실은 당분간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이 주시해야 할 핵심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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