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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7일 수요일 11:56

JTBC 회사채 반토막…중앙그룹 유동성 위기에 투자자 불안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중앙일보 회사채 4종 기한이익상실…“시장 전이 제한적이나 하위등급 투자심리 위축”

중앙일보 사옥 [사진=중앙그룹]
중앙일보 사옥 [사진=중앙그룹]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가 채권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그룹 모체인 중앙일보 회사채 일부에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서 개인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전날 ‘중앙일보43-2’, ‘중앙일보46’, ‘중앙일보47’, ‘중앙일보51’ 등 상장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채권 잔액은 총 1천370억원이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가 만기까지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잃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채권자들은 만기 전이라도 즉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번 사유는 신용등급 하락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5일 중앙일보 무보증사채 등급을 BB에서 B로 내리고 등급감시목록에 올렸다. 한국기업평가도 같은 날 중앙일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17일 CCC로 한 단계 더 내렸다.

한기평은 “평가대상 채권에 대한 조기 상환 부담이 현실화하는 등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현저히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중앙그룹 사태는 지난 12일 JTBC가 만기 도래한 유동화 채무 206억원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중앙홀딩스, JTBC,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회사채 4종의 기한이익상실과 관련해 “해당 사채의 만기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회사의 실질적인 지급 능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채권자 간 형평성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만기 전 상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는 이미 커지고 있다. JTBC가 발행한 상장채권 가운데 ‘제이티비씨36-2’ 가격은 지난 12일 1만30원에서 이날 4천914원으로 급락했다. 표면금리 8.1%로 발행된 이 채권은 다음 달 31일 만기 예정이었지만, 가격은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다른 JTBC 회사채 가격도 9천원대에서 4천원대로 떨어졌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채무가 동결되고, 향후 회생계획에 따라 원금 일부가 감액되거나 상환이 장기간 미뤄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회사채 시장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중앙그룹의 회사채 잔액은 8천243억원, CP와 전자단기사채 잔액은 1천979억원으로 합산 1조222억원이다. 중앙일보와 JTBC 등 주요 계열사 8곳의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1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비우량채 시장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최근 회사채 금리가 이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앙그룹 사태가 하위등급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회사채 무보증 3년물 AA- 금리는 연 4.348%를 기록했다. BBB- 금리는 10.178%로 10%대를 나타냈다. 회사채 금리 상승은 기업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중앙그룹 사태가 채권시장의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BBB급 이하 회사채 시장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벤트가 발생한 만큼 하위등급에 대한 투자심리는 약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채권시장 전반으로의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최근 제이알글로벌리츠 채무불이행에 이어 하위등급 채권 문제가 잇따르면서 투자심리 저하와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크레딧 시장의 양극화도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우량채에는 자금이 몰리고, A급 이하 비우량채에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하는 흐름이 강해질 수 있다. 이는 기업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유동성 부담이 큰 기업에는 추가 압박이 될 수 있다.

채권시장의 신용 리스크 확대는 주식과 디지털자산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비우량채 불안이 커지면 시장 자금은 안전자산과 우량채 중심으로 이동하고, 유동성에 민감한 자산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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