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5일 일요일 16:15
ESMA, “일부 예측시장 계약, EU 금지 조치 적용 가능성”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예·아니오’ 방식 이벤트 계약 규제 대상 경고…소매 투자자 대상 마케팅·판매 제한

유럽 금융당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에 대한 규제 경고를 내놨다.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일부 이벤트 계약이 금융상품에 해당할 경우 유럽연합(EU)의 기존 규제와 판매 금지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공식 성명을 통해 금융상품에 해당하는 ‘예·아니오(Yes-or-No)’ 방식의 이벤트 계약은 현행 규제 체계에 따라 소매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거나 유통·판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ESMA가 지목한 이벤트 계약은 미래에 특정 사건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 이용자가 두 가지 결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선거 후보자의 당선 여부, 특정 경제지표의 목표치 도달 여부, 기업의 특정 이벤트 발생 여부 등 미래 사건의 결과에 따라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받거나 아무런 금액도 지급받지 못하는 양자택일형 계약이 대표적이다.
ESMA는 이러한 구조가 단순한 정보 예측이나 여론조사와는 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계약의 구조와 경제적 실질에 따라 금융상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기존 금융시장 규제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특정 사건의 결과에 따라 고정된 금액을 지급하거나 투자금 전액을 잃게 되는 구조는 높은 투기성과 손실 위험을 가지고 있어 소매 투자자 보호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ESMA의 입장이다.
이번 경고는 글로벌 예측시장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금리 결정, 경제지표, 암호화폐 가격,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용자는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토큰이나 계약 형태로 거래할 수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가격을 통해 해당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추정할 수 있다.
예측시장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집단지성을 활용해 미래 사건의 확률을 보다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규제당국은 일부 예측시장 상품이 금융 파생상품 또는 사실상 베팅 상품과 유사한 경제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동일한 형태의 이벤트 계약이라도 국가별로 금융상품, 파생상품 또는 도박 상품으로 다르게 분류될 수 있어 글로벌 사업자의 규제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ESMA의 이번 입장은 예측시장 플랫폼이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거나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금융규제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계약의 명칭이나 기술적 구현 방식보다 이용자가 실제로 자금을 투입하고 특정 사건의 결과에 따라 경제적 이익 또는 손실을 얻는 구조인지가 규제 판단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경고가 유럽 내 예측시장 사업자의 서비스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U 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이벤트 계약이 금융상품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야 하며, 소매 투자자 대상 서비스가 기존 규제와 충돌하는지도 확인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치와 경제, 암호화폐 가격 등 금융시장과 밀접한 이벤트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은 규제당국의 집중적인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예측시장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규제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예측시장은 미래 사건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나치게 투기적인 계약이 확대될 경우 소매 투자자의 손실과 시장 조작, 내부정보 이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향후 유럽 규제당국이 어떤 유형의 예측시장 계약을 금융상품으로 판단할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지가 업계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SMA가 일부 양자택일형 이벤트 계약에 대해 명확한 경고를 내놓으면서 유럽의 예측시장 규제는 기술 중심이 아닌 계약의 실질적인 경제 구조와 투자자 위험을 중심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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