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목요일 01:07
비트코인, 바닥 조건 갖췄지만 반등 신호는 아직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LTH 매도 압력 완화가 관건”...5개월째 주요 투자자 원가 기준 하회 ETF 순유출·거래량 감소 속 기관 수요 회복 지연

비트코인(BTC) 시장이 약세장의 후반부에 진입하면서 바닥을 형성하기 위한 조건을 갖춰가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반등을 확인할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최신 시장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최근 5개월 동안 주요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단가를 밑돌면서 깊은 가치 구간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장기 보유자들의 손실 매도가 크게 증가했고 기관투자자 수요를 보여주는 ETF 자금 흐름도 여전히 순유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일부 투자자들이 조심스럽게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약세장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5개월 동안 TMM(True Market Mean)과 단기 보유자 평균 매입단가 아래에서 움직였다.
TMM은 장기간 움직이지 않은 비활성 물량을 제외하고 실제 시장에서 활동하는 비트코인의 평균 취득 비용을 추정하는 지표다.
시장 가격이 TMM 아래에 있다는 것은 현재 활발하게 거래되는 비트코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놓여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과거 비트코인 시장에서도 가격이 주요 투자자 원가 기준 아래에서 장기간 머무는 시기는 약세장 후반부와 바닥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가격이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즉각적인 상승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저평가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거나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 조정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장기 보유자의 움직임이다. 글래스노드 분석에 따르면 장기 보유자의 손실 매도 비중은 전체 실현 손익 대비 43%까지 높아졌다.
일일 손실 실현 규모는 2억8000만달러(환화 약 4210억 800만원) 수준까지 증가하며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보유자는 일반적으로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투자자 집단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면서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시장의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시장 바닥 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장기 보유자의 손실 매도가 정점을 통과하고 점차 감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글래스노드는 향후 장기 보유자의 매도 압력이 추가로 완화되는지를 중요한 반등 조건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기관투자자의 수요 역시 아직 뚜렷한 회복 신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은 이전보다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순유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현물 시장의 일일 거래량 역시 약 6억5000만~9억5000만달러 수준에 머물면서 지난해 10월 고점과 비교해 약 8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량 감소는 시장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와 매도가 모두 줄어든 상태를 의미한다. 가격 하락 이후 매도 압력이 감소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새로운 상승 추세를 만들 수 있는 강한 매수 수요 역시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시장에서 기관 자금의 방향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ETF 자금 흐름이 순유입으로 안정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기관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물과 ETF 시장의 분위기가 여전히 신중한 가운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옵션 시장의 풋·콜 비율은 올해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풋옵션은 일반적으로 가격 하락에 대비하거나 하락 방향에 투자할 때 활용되며 콜옵션은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풋·콜 비율 하락은 시장 참여자들의 극단적인 하락 전망이 일부 완화되고 상승 가능성에 대한 포지션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다만 옵션 시장 전체는 여전히 하방 위험에 대비하는 방어적인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
현물 비트코인 가격도 옵션 매수자에게 가장 큰 손실을 발생시키는 가격대로 불리는 맥스 페인(Max Pain)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이 반등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지만 파생상품 시장이 완전한 위험 선호 상태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글래스노드는 온체인 투자자 행동과 기관 자금 흐름, 파생상품 시장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현재 시장이 약세장의 후반부에 진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기 보유자들의 대규모 손실 실현은 시장 스트레스가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ETF 자금 유출 속도는 이전보다 완화되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극단적인 하락 베팅이 줄어들면서 일부 투자자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시장이 바닥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다는 신호일 수는 있지만, 바닥이 완전히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 글래스노드의 분석이다.
향후 비트코인의 본격적인 추세 반전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첫째는 장기 보유자의 매도 압력 완화다. 손실을 감수한 장기 보유자의 매도가 줄어들고 보유 성향이 다시 강화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는 기관 자금 흐름의 안정이다. 비트코인 ETF의 지속적인 순유출이 멈추고 안정적인 자금 유입이 나타나야 시장 수요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셋째는 비트코인 가격의 TMM 회복이다. BTC가 활성 투자자의 평균 취득 비용을 의미하는 TMM 위로 올라선 뒤 해당 가격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시장 구조가 개선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과거 약세장의 후반부에서 나타났던 여러 조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저평가 상태와 바닥 형성은 동일한 의미가 아니다. 시장이 실제 상승 추세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매도 압력 감소와 새로운 자금 유입, 주요 원가 기준 회복이 동시에 확인돼야 한다.
비트코인이 현재의 바닥 형성 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장기 보유자와 ETF 자금 흐름, TMM 회복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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