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3일 월요일 23:47
AI 해킹 대란 없었다…올해 디파이 해킹 손실, 전년보다 감소 전망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드래곤플라이 하시브 쿠레시, “공격 건수 늘었지만 건당 피해 축소”

인공지능(AI)이 해커의 공격 능력을 크게 높여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시장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올해 연간 해킹 손실액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암호화폐 벤처캐피털 드래곤플라이(Dragonfly)의 매니징 파트너 하시브 쿠레시(Haseeb Qureshi)는 최근 디파이 보안 동향을 분석하며 “AI 기반 디파이 해킹 대란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시브 쿠레시는 올해 해킹 사건의 발생 건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공격 한 건당 발생하는 평균 피해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격자들이 대규모 자금이 예치된 주요 디파이 플랫폼보다 규모가 작거나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프로토콜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6년 연간 디파이 해킹 손실액이 2025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과거 대형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관리자 권한 키와 멀티시그 지갑 탈취에 따른 손실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통계도 해킹 건수와 피해 규모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총 207건의 해킹이 발생해 반기 기준 가장 많은 사건이 집계됐다.
그러나 전체 피해액은 약 9억7200만달러(환화 약 1조 4570억 2800만원)로 2025년 상반기 약 23억달러(환화 약 3조 447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전형적인 해킹 사건의 피해 규모도 약 21만9000달러(환화 약 3억 2828만 1000원)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수치는 디파이뿐 아니라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해킹 사건을 포함한 통계라는 점에서 디파이 피해액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디파이 보안업체 이뮤니파이의 장기 분석에서도 건당 피해 규모의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 디파이 해킹 사건의 중간 피해액은 2022년 약 600만달러(환화 약 89억 9400만원)에서 2025년 약 150만달러(환화 약 22억 4850만원)로 7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디파이 프로토콜 피해액은 약 6억8000만달러(환화 약 1조 193억 2000만원)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증가분 대부분은 소수의 대형 사건에서 발생했다. 전체 프로토콜의 보안 수준이 일제히 악화했다기보다 일부 예외적인 사고가 연간 수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쿠레시는 대형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AI를 활용한 취약점 탐색과 자동화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보안 감시와 접근권한 관리, 비상 대응체계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충분한 자금과 전문 인력을 갖춘 주요 플랫폼일수록 새로운 공격 방식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이전보다 높은 회복력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AI는 스마트계약 코드 분석과 취약점 탐색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어 공격자에게도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반면 보안업체와 프로토콜 개발자 역시 AI 기반 코드 감사와 이상거래 탐지, 실시간 위험 차단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 방어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다만 해킹 피해 감소 전망을 디파이 시장의 보안 위험이 해소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에도 탈취된 개인키와 권한 관리 부실, 사회공학적 공격이 주요 침해 경로로 지목되고 있으며 특정 대형 사고 한 건이 연간 피해 규모를 크게 바꿀 가능성도 남아 있다.
향후 디파이 보안의 핵심은 단순히 스마트계약 오류를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리자 키 관리, 멀티시그 구조, 외부 인프라 접근권한, 운영 중단 프로젝트의 잔여 자산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해킹 건수보다 건당 피해액과 공격 경로, 피해 자금의 회수율을 함께 살펴봐야 디파이 생태계의 실질적인 보안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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