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6일 일요일 17:46
'1.5% 추락' OECD의 경고…반도체 착시 끝났다
구선 기자koo@daum.net
성장률 1%대 곤두박질 치는데…연금과 의료비 폭증에 기초체력 바닥난 경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구조적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6%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수출 호황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6일 발표한 전망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낮아진 데 이어, 내년에는 1.57%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3.63%를 기록한 이후 15년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수준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2025~2029년 잠재성장률 전망치(1.8% 내외)보다 OECD의 전망은 더 낮은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된 데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확산이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반도체 수출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반도체 경기 호황이 내년 상반기 중 정점을 지나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AI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마무리되면 주요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경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방산, 바이오, K컬처 등 차세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산업 구조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주요 변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연금 지출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GDP 대비 0.7% 증가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미국(0.5%), 독일(0.3%), 일본(0.2%)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기초연금 개편을 포함한 재정 구조 조정에 착수했다. 홍익대 산학협력단 분석에 따르면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할 경우 향후 40년간 최대 603조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의료·건강 관리 체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원화 가치 하락도 경제 기초 체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5.44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대외 신뢰도와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대응이 어렵고, 산업 구조 전환과 인구·재정 시스템 개편 등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