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10:00
“NFT 제국의 몰락”…거래량 99% 증발한 블러, 결국 거래 웹사이트 문 닫는다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한때 오픈씨 제치고 NFT 시장 장악했던 블러, 11월 12일 웹사이트 운영 종료…BLUR 토큰 20% 이상 급락·NFT 담보대출도 중단

■ 오픈씨까지 위협했던 NFT 강자, 결국 웹사이트 종료
2022년 등장한 블러는 전문 NFT 트레이더를 겨냥한 거래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NFT 시장을 주도하던 오픈씨(OpenSea)에 도전하며 낮은 거래 비용, 빠른 거래 기능, 토큰 보상 정책을 앞세웠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23년 3월 블러는 이더리움 NFT 거래 시장에서 70% 이상의 거래량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3년여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블러는 2026년 10월 12일 공식 X를 통해 오는 11월 12일부터 blur.io 웹사이트의 프론트엔드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프론트엔드는 이용자가 NFT를 검색하고 거래할 때 사용하는 웹사이트 화면과 기능을 의미한다.
블러 측은 이번 종료가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만 적용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작동하는 NFT 거래 스마트계약은 계속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자체 토큰 BLUR 보유자에게 부여된 프로토콜 수수료 설정 권한도 유지된다.
그러나 일반 이용자가 접근하던 공식 거래 웹사이트가 종료된다는 점에서 블러의 사업 운영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 14억 달러에서 700만 달러 미만으로…거래량 99.5% 증발
블러의 몰락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거래량이다.
2023년 3월 약 14억3,000만 달러였던 월간 거래량은 2026년 3월 700만 달러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는 최고점 대비 99.5% 이상 줄어든 수치다.
거래량 감소는 NFT 시장 전반의 침체와 맞물려 있다.
2021~2022년 NFT 열풍 당시에는 디지털 아트, 프로필 이미지(PFP), 게임 아이템 등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투기적 수요가 감소하면서 NFT 거래 시장은 과거의 활력을 잃었다.
블러는 특히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공격적인 전략을 사용했다.
코인데스크가 인용한 토큰터미널 자료에 따르면 블러 마켓플레이스는 최근 3년 동안 거래 수수료 기반 프로토콜 수익이 0달러로 기록됐다.
다만 이 수치는 NFT 담보대출이나 다른 사업에서 발생했을 수 있는 수익까지 모두 포함한 것은 아니다.
또한 블러는 웹사이트 종료의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거래량 급감과 수익구조의 한계가 사업 종료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BLUR 토큰 20% 이상 폭락…투자자 불안 확산
블러의 웹사이트 종료 발표 이후 자체 토큰 BLUR 가격도 급락했다.
해외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발표 이후 BLUR은 20% 이상 하락하며 한때 약 0.015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이는 2023년 초 기록했던 5달러 이상의 가격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토큰의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서비스의 축소는 토큰의 실질적인 활용성과 향후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BLUR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프로토콜 수수료 설정 권한이 유지되더라도, 향후 실제 거래 활동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별도의 문제다.
투자자들은 토큰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 유동성, 거래소의 유의종목 지정 여부, 프로토콜의 운영 상태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NFT 담보대출도 중단…11월 12일이 분기점
블러가 운영하는 NFT 담보대출 서비스 블렌드(Blend)도 운영 방식이 변경된다.
블렌드는 NFT를 담보로 가상자산을 빌릴 수 있도록 연결하는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이다.
블러는 11월 12일부터 블렌드의 신규 대출 매칭을 중단할 계획이다.
기존 차입자는 해당 날짜까지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대출이 채무불이행 상태로 전환되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블러는 이후 예치된 자산을 인출할 수 있도록 별도의 웹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도구 제공 일정과 사용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블렌드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공식 공지와 자신의 대출 상태를 확인하고, 담보 NFT와 자금 회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을 점검해야 한다.
■ 블라스트에 이어 블러까지…같은 창업자의 프로젝트 잇따라 축소
블러의 웹사이트 종료 발표는 또 다른 프로젝트인 블라스트(Blast)의 사업 종료 발표 직후 나왔다.
블라스트는 블러 창업자 팩맨(Pacman)으로 알려진 티에슌 로케르(Tieshun Roquerre)가 주도한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다.
블라스트는 한때 2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2026년 10월 초 운영 종료 계획을 발표하면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어 블러까지 웹사이트 운영 중단을 발표하면서 동일 창업자와 개발진이 추진했던 주요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축소되는 모습이다.
이는 NFT와 레이어2 시장에서 높은 보상과 단기 유동성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업모델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NFT 시장 전체가 끝난 것일까?
블러의 웹사이트 종료를 NFT 기술 자체의 종말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NFT는 블록체인에서 디지털 자산의 고유성과 소유 기록을 표현하는 기술로, 게임 아이템, 멤버십, 디지털 수집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활용 가능성과 NFT를 거래하는 플랫폼의 사업적 성공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과거 NFT 시장은 토큰 보상, 단기 가격 상승 기대, 높은 거래량에 크게 의존했다.
블러의 사례는 높은 거래량과 시장점유율이 반드시 안정적인 수익이나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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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chainSeoul INSIGHT]
“거래량은 14억 달러였지만, 지속가능한 사업은 남았는가?”
블러의 사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NFT 가격의 하락 자체가 아니다.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플랫폼조차 장기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블러는 낮은 수수료와 토큰 보상을 통해 단기간에 오픈씨를 위협하는 거래소로 성장했다.
그러나 거래량은 최고점 대비 99% 이상 감소했고, 이용자들이 접근하는 공식 웹사이트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업계에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첫째, 거래량과 실질 매출은 다르다.
막대한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플랫폼이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토큰 보상으로 확보한 유동성이 반드시 장기 이용자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보상 중심의 거래 수요가 감소하면 거래량도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
셋째,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생존과 사업 운영의 지속은 별개의 문제다.
블러의 스마트계약은 계속 작동할 예정이지만, 일반 이용자가 사용하는 공식 웹사이트는 사라진다.
이러한 차이는 탈중앙화 서비스에서 이용자 접근성과 운영 주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결국 앞으로의 NFT 시장에서는 단순히 거래량을 늘리는 프로젝트보다 실제 이용자 수요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확보한 프로젝트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블러의 웹사이트 종료는 NFT 기술의 끝이라기보다, 과거 NFT 투기 열풍을 지탱했던 사업모델이 재평가받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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