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6일 수요일 02:06
알루미늄 가격 폭등에 글로벌 제조업계 비상, 기업별 비용 대응 본격화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중동 분쟁발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자동차 및 식음료 기업의 마진을 압박하고 있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수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자동차부터 맥주 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제조업계의 비용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13% 이상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약 19% 상승한 수치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번 알루미늄 가격 폭등의 일차적인 원인은 중동발 공급망 차질이다. 번스타인의 분석가 밥 브래킷은 중동 지역이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약 7%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의 군사적 충돌로 제조 시설이 손상되면서 세계 공급량의 약 3%가 시장에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동산 알루미늄의 주요 운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우려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셰리 하우스는 이란 전쟁으로 인해 핵심 제품인 F-150 픽업트럭의 필수 원자재인 알루미늄 수급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포드는 당초 원자재 관련 손실을 약 10억 달러로 예상했으나, 알루미늄 가격 상승으로 인해 그 규모가 두 배인 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재추정했다. 중동 사태 이전부터 글로벌 공급 부족을 겪던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전쟁 발발 이후 포드의 주가는 17% 폭락했다.
다만 UBS의 분석가 조셉 스팍은 포드가 올해 분량에 대해 원자재 헤지를 마친 상태이므로 월가의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식음료 업계 역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밀러 라이트 등의 제조사인 몰슨 쿠어스의 CFO 트레이시 조버트는 알루미늄 가격 상승으로 인해 1분기 매출원가가 전년 대비 약 3,000만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60년 이상 알루미늄 캔을 사용해 온 이 회사는 이번 분기에도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상하고 있다.
캐나다 드라이와 스내플을 생산하는 큐릭 닥터 페퍼의 CFO 앤서니 디실베스트로 역시 알루미늄을 중동 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품목으로 꼽으며, 비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마진 보호를 위한 자체적인 완화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알루미늄 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UBS는 중동 분쟁과 유럽의 생산 능력 제한을 이유로 올해 글로벌 알루미늄 공급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0.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또한 알루미늄 생산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의 동반 상승이 알루미늄 제조 원가를 추가로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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