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1일 월요일 12:07
국세청 칼날, 금융권으로 향하나?…하나 이어 메리츠증권 정조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서울청 조사4국 회계자료 확보…금융권 전방위 조사 확대 가능성 주목

국세청의 세무조사 칼날이 금융권으로 향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이어, 이번에는 메리츠증권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단순한 개별 기업 조사를 넘어 금융권 전반에 대한 세정당국의 압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에 조사요원을 보내 세무조사에 필요한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니라 탈세 의혹 등 비정기 조사 사안을 주로 담당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조사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메리츠증권의 세금 탈루 의혹이 거론된다. 국세청은 메리츠증권과 관련한 세무상 문제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세청 역시 개별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투자은행(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성장세와 별개로 내부통제 논란도 이어졌다. PF 대출 연장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2024년 금융감독원 현장검사를 받은 바 있다.
전직 임원을 둘러싼 사건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해당 임원은 재직 중 다른 금융기관에서 가족회사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1월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임직원 윤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이다.
이번 조사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국세청은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메리츠증권 조사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특정 회사의 문제를 넘어 은행·증권 등 금융업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책 기조도 맞물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취약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중저신용자의 금융 소외 문제를 구조적 모순으로 지적한 바 있다. 금융권의 수익 구조와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세무조사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주는 규제와 정책 리스크에 민감하다. 세무조사가 단기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회계·세무 이슈에 그칠 수 있지만, 금융권 전체에 대한 감독 강화 신호로 해석될 경우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부동산 PF, 내부통제,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등 여러 이슈가 동시에 맞물려 있어 향후 조사 범위와 정책 메시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메리츠증권 특별세무조사는 단순한 세무 이슈를 넘어 금융권을 향한 정부의 구조개혁 압박과 맞닿아 있다. 하나금융에 이어 메리츠증권까지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음 조사 대상이 어디가 될지, 그리고 이번 흐름이 금융권 전반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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