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2일 화요일 04:05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세입자 있는 모든 주택'으로 확대한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무주택 실수요자에 연말까지 한시 적용…정부 “갭투자 허용은 아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수할 때 부여되는 실거주 의무를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한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다주택자 매물에만 적용하던 기존 완화책을 비거주 1주택자까지 넓혀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고 시장에 잠긴 매물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현행 제도상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택을 사들일 경우,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입주해 최소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하지만 지난해 10·15 대책 등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 구역으로 묶이면서, 기존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주택은 매수자가 즉시 입주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마찰이 빚어졌다.
이에 정부는 앞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에 맞춰, 다주택자가 파는 매물 중 세입자가 있고 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해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최장 2년 미뤄준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고 싶어도 해당 혜택을 받지 못해 매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형평성 지적이 잇따랐다. 국토부는 이러한 의견을 수렴해 12일 기준으로 임대차계약이 존재하는 다주택 및 비거주 1주택 등 모든 주택으로 실거주 유예 대상을 전면 확대했다. 기존 계약 조건에 따라 매수자의 실거주 시점은 최장 2028년 5월 11일까지 연기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 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분량에 대해서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허가가 승인된 이후에는 4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등기 등 취득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정책의 수혜 대상인 매수자는 '발표일인 5월 12일부터 계속해서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자'로 엄격히 제한된다. 유주택자가 대책 발표 이후 기존 주택을 처분해 무주택자가 되더라도 실거주 유예 특례를 적용받을 수 없다. 이는 기존 주택 처분 후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수요를 차단하고, 순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매수 기회를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거주 의무가 합법적으로 유예됨에 따라, 해당 주택 매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따라붙던 전입신고 의무 역시 유예 기간 동안 면제된다. 단, 다주택자가 처분하는 주택의 경우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었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를 받더라도 규정에 따른 가산 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국토부는 관련 규정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13일 입법예고하고 이달 중 공포해 즉시 시행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실거주 유예 신청 접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으로 막혀있던 전세 낀 주택 매입, 즉 '갭투자'의 우회로를 열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이번 조치는 대책 발표일 현재 이미 임대차 계약이 진행 중인 매물에 한해서만 퇴거 시점까지 거주를 미뤄주는 것이므로 신규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유예를 받더라도 세입자 계약 종료일에 맞춰 반드시 입주해야 하며 2년 실거주 의무 자체는 변함없이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이번 조치는 갭투자 불허라는 대원칙을 확고히 유지하는 테두리 안에서 시행된다'며 '매도자 간 겪던 제도적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고, 기존 세입자 문제로 매도를 망설이던 소유주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도록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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