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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4일 일요일 18:49

EU 철강관세 50% 폭탄 온다…K-스틸법 앞둔 철강업계 ‘초긴장’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철강산업법 17일 시행에도 전기료 부담은 여전…정부, EU 무관세 쿼터 협상에 총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K-스틸법 시행과 유럽연합(EU)의 철강 관세 인상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적 지원 체계를 마련했지만,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과 해외 관세 장벽이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1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7일 이른바 K-스틸법으로 불리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한다.

이 법은 글로벌 공급과잉, 탄소 무역규제 강화, 주요국 보호무역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내용은 저탄소철강 기술 선정·개발, 저탄소철강 특구 조성, 사업 재편 지원 등이다.

철강업계는 K-스틸법이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또는 지원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철강은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1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까지 올랐다. 고로와 전기로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철강업계로서는 전기요금 상승이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K-스틸법이 철강산업의 생존 방안에 대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렸다는 점에서는 적절하다고 본다”면서도 “전기료 지원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은 24시간 공정이 돌아가기 때문에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도 적합하지 않다”며 “지역별 차등 요금제 등 산업 환경에 맞는 선택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전기요금 결정 권한을 가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최근 전기요금을 하향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등이 전기요금 지원 근거를 담은 K-스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외부 변수도 만만치 않다. EU는 내달 1일부터 수입 철강제품에 적용하는 글로벌 무관세 할당량, 즉 쿼터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초과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할 예정이다.

한국 철강업계에는 큰 부담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제품 수출액은 30억달러로 전체 철강 수출액 약 248억달러의 12.2%를 차지했다. 미국이 이미 철강 관세를 50%로 올린 상황에서 EU까지 장벽을 높이면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관건은 한국이 EU 협상에서 얼마나 많은 무관세 쿼터를 확보하느냐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EU 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우호적인 배려를 요청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달 초 EU 측에 우호적 고려를 요청한 바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EU 통상집행위원 사이에서 쿼터 물량에 대한 집중 협상이 진행됐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타국 대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조심스럽게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한국이 무관세 쿼터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EU가 중요한 파트너인 만큼 다른 국가와 비교해 부족하지 않은 조건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는 안팎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기요금과 탄소중립 전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해외에서는 미국과 EU의 관세 장벽이 수출 경쟁력을 흔들고 있다.

K-스틸법 시행은 철강산업 지원의 출발점이지만,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 대책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전기요금 부담 완화, 저탄소 전환 지원, EU 무관세 쿼터 확보가 맞물려야 국내 철강사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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