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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5일 월요일 16:04

필리핀, 프라이버시 코인 거래 전면 금지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BSP, 모네로·지캐시 거래 지원 금지…거래소 상장 심사·상장폐지 기준도 의무화

필리핀, 프라이버시 코인 거래 전면 금지

필리핀이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다. 자금세탁과 불법 자금 이동에 악용될 수 있는 익명성 강화 가상자산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 기조가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필리핀 중앙은행(Bangko Sentral ng Pilipinas·BSP)은 최근 '가상자산 상장 및 모니터링 가이드라인(Virtual Asset Listing and Monitoring Guidelines)'을 발표하고 라이선스를 보유한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익명성 강화 기능을 제공하는 프라이버시 코인의 상장 및 거래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모네로(XMR), 지캐시(ZEC) 등 거래 내역 추적이 어려운 프라이버시 코인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

BSP는 이러한 자산이 국제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고 금융 시스템의 투명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규제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사항과도 궤를 같이한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단순히 프라이버시 코인만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필리핀에서 영업하는 모든 VASP는 신규 토큰 상장 이전에 발행사 신뢰성, 시장 성숙도, 활용성, 투명성 및 추적 가능성, 유동성과 준비금, 법률·규제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사전 실사(Due Diligence)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의무화된다. 거래소는 ▲유동성 급감 ▲발행사 파산 ▲사기 또는 불법행위 연루 ▲스테이블코인 디페깅(가치 연동 붕괴) ▲중대한 보안 사고 ▲허위 공시 등 일정 기준이 발생하면 즉시 상장폐지를 검토할 수 있도록 명확한 내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각국 규제기관은 투자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거래소의 상장 심사 책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해서는 점차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BSP의 조치는 특정 코인 규제를 넘어 거래소의 상장 심사 책임과 리스크 관리 의무를 대폭 강화한 것"이라며 "향후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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