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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3일 목요일 23:58

비트코인 10년 내 130만달러 전망에 ‘과도한 낙관론’ 경고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비트와이즈 전망 반론…“금 시총·기관자금 유입만으로 설명 어려워, 무수익 자산의 기회비용 따져야”

비트코인 10년 내 130만달러 전망에 ‘과도한 낙관론’ 경고

비트코인이 향후 10년 안에 13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초강세 전망을 둘러싸고 시장에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100만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가격에 도달할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인데스크는 이 같은 장기 가격 전망이 비트코인의 잠재적인 자금 유입에는 초점을 맞추면서 투자자가 포기해야 하는 다른 자산의 수익, 즉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논쟁의 핵심은 비트코인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다른 투자자산보다 얼마나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있다.

비트코인이 130만달러에 도달하려면 현재와 비교해 상당한 가격 상승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가격을 6만5000달러로 가정하면 130만달러는 정확히 20배에 해당한다.

10년에 걸쳐 20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연평균 복리수익률(CAGR)은 약 34.9%다. 단순히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하는 정도가 아니라 매년 평균 35%에 가까운 복리수익을 기록해야 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이 과거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만으로 앞으로도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같은 상승률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신규 자금의 절대적인 규모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장기 강세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비교 대상은 금이다. 논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금은 희소성과 가치저장 수단이라는 특성을 기반으로 거대한 글로벌 자산시장을 형성했다.

비트코인 역시 발행량이 최대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디지털 환경에서 금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금 시가총액의 일정 부분을 가져온다면 BTC 한 개의 가치 역시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연기금과 국부펀드,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이 포트폴리오의 1~5% 정도만 비트코인에 배분하더라도 막대한 신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논리가 더해진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등장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는 이제 암호화폐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이용하지 않고도 기존 증권계좌에서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트코인으로 들어올 자금이 진공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자가 비트코인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바로 기회비용이다. 금리가 거의 0%였던 시기에는 상황이 달랐다. 현금을 보유하거나 미국 국채에 투자해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낮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주식과 부동산,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서 더 높은 수익을 찾을 유인이 컸다.

하지만 안전자산에서 연 5%에 가까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계산은 달라진다.

최근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비트코인 장기 전망에서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올해 한때 5%를 넘어서는 수준을 나타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보기 어려웠던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 국채는 달러 표시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정부 채권에서 상당한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자체적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BTC 1개를 10년 동안 보유하더라도 보유 자체에서 쿠폰이나 배당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수익을 얻으려면 기본적으로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

복리효과까지 고려하면 기회비용은 더욱 커진다. 100달러를 연 5% 복리로 10년 동안 운용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약 163달러가 된다. 원금 대비 약 63%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가 10년 동안 비트코인을 보유하려면 단순히 BTC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높은 변동성과 가격 급락 가능성까지 감수하면서 미국 국채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보다 훨씬 높은 기대수익을 요구하게 된다.

특히 연기금과 보험사처럼 자산·부채 관리가 중요한 기관투자자는 이러한 기회비용을 더욱 엄격하게 계산한다.

비트코인 100만달러 이상의 전망에서 자주 등장하는 또 하나의 논리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자산배분이다.

세계 연기금과 국부펀드 등이 운용하는 자금은 수조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일부만 비트코인에 들어와도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실제 기관의 자산배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연기금은 기대수익뿐 아니라 변동성과 유동성, 최대 낙폭,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 규제, 회계, 커스터디 등을 함께 고려한다.

비트코인 비중을 1% 늘리면 다른 자산의 비중을 그만큼 줄여야 한다. 국채에서 연 5%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비트코인의 요구수익률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회비용 논리가 비트코인의 장기 상승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에는 국채가 제공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고 특정 국가의 통화정책에 직접 종속되지 않는다. 국경을 넘어 이전할 수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가 동일한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다.

기관 접근성 역시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현물 ETF와 기관 커스터디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대규모 투자자가 비트코인에 접근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장벽은 낮아지고 있다.

향후 글로벌 통화가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거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역할이 커진다면 장기적인 가치평가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

130만달러 전망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결국 기관 자금이다.

개인투자자만으로 수조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금과 경쟁하는 글로벌 가치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연기금·보험사·국부펀드가 장기 포트폴리오에 BTC를 본격적으로 편입한다면 지금과 다른 가치평가가 가능하다.

반대로 높은 국채금리가 장기간 유지되고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소규모 대체자산으로만 유지한다면 100만달러 이상의 가격 전망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 유입은 기대보다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10년 내 비트코인 130만달러'라는 숫자만 보는 것보다 그 가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비트코인의 장기 가격을 결정하는 싸움은 BTC와 금의 시가총액 비교만이 아니라, 비트코인과 미국 국채를 포함한 글로벌 자산들이 투자자의 자본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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