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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 일요일 16:33

페어민트 CEO, “토큰화 주식, 시장 파편화하면 디지털 ‘페이퍼 위기’ 초래”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거래소·SPV·토큰 래퍼마다 소유권 기록 분리…투자자 권리 불확실성 우려 “가격 추종 토큰은 실제 주식과 달라…공통 표준·상호운용성 확보해야”

페어민트 CEO, “토큰화 주식, 시장 파편화하면 디지털 ‘페이퍼 위기’ 초래”

토큰화 주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거래소와 특수목적법인(SPV), 토큰 발행사마다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면 투자자의 소유권 기록이 파편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페어민트(Fairmint) 조리스 델라누(Joris Delanoue) 최고경영자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토큰화 주식 시장이 1960년대 미국 월가의 ‘페이퍼 위기’를 디지털 형태로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퍼 위기는 1960년대 후반 미국 주식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종이 주권과 수작업에 의존하던 결제 시스템이 처리 능력을 넘어선 사건이다.

증권사 후선 업무가 지연되고 주권 분실과 결제 실패가 늘어나자 뉴욕증권거래소는 1968년 한동안 매주 수요일 휴장해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금융시장은 중앙예탁기관과 표준화된 후선 업무 체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결제 인프라를 재설계했다.

조리스 델라누 CEO는 “오늘날의 핵심 질문은 우리가 페이퍼 위기를 디지털 위기 형태로 다시 만들고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현재 토큰화 주식은 거래소와 증권사, 토큰화 플랫폼에 따라 구조가 다르다. 일부 상품은 실제 주식을 직접 토큰으로 발행하지만 다른 상품은 SPV가 보유한 주식을 기초로 별도의 토큰을 발행하거나 주가 변동만 추종하도록 설계된다.

문제는 각각의 거래소와 SPV, 토큰 래퍼, 독자적인 원장이 서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동일한 기초자산을 두고 여러 개의 소유권 기록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마다 투자자의 권리를 다르게 기록하면 사고나 파산이 발생했을 때 실제 소유자를 확인하고 자산을 배분하는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조리스 델라누 CEO는 “토큰이 곧 주식인 것은 아니지만 주식은 토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에서 거래된다는 사실만으로 토큰 보유자가 해당 기업의 법적 주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일부 토큰화 주식은 기초주식의 가격 상승과 하락, 배당 등 경제적 효과만 제공한다. 이 경우 투자자는 발행기업의 공식 주주명부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으며, 실제 주식이 아닌 토큰 발행사나 SPV에 대한 계약상 권리만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기업의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배당금을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 토큰 운영사나 SPV가 파산하면 기초주식에 대해 우선적인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도 상품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조리스 델라누 CEO는 투자자가 토큰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발행기업이 인정한 공식 주주명부에 토큰 보유자가 주주로 기록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토큰화 주식 시장은 미국 주식에 대한 글로벌 투자 수요를 바탕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글로벌 토큰화 주식 시장은 올해 1분기 말 5억달러 미만에서 최근 약 2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토큰화 주식은 기존 시장의 영업시간과 국가별 중개망 제약을 줄이고, 소액 단위 거래와 24시간 이전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미국 증권계좌 개설이 어려운 해외 투자자에게 주요 기술주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유통 속도만 높이고 소유권 기록과 행정·규제 체계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으면 결제 시스템의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델라누 CEO의 주장이다.

그는 토큰화 주식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거래소와 발행사, 브로커딜러, 명의개서대리인 등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 표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과 증권 시스템 사이에서도 소유권 정보가 정확하게 이전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정 거래소 안에서만 거래되는 폐쇄형 토큰은 해당 플랫폼의 유동성과 운영 상태에 종속된다. 거래소마다 호환되지 않는 토큰을 발행하면 시장 유동성이 분산되고 규모가 작은 사업자는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페어민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명의개서대리인으로 블록체인을 공식 주주 기록 원장으로 활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델라누 CEO의 발언에는 자사 사업 모델의 이해관계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토큰화 상품 투자자가 실제로 무엇을 소유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은 RWA 시장 전반에 적용되는 핵심 문제다.

투자자는 토큰 가격과 거래 편의성만 볼 것이 아니라 법적 발행 주체와 기초주식 보관 방식, 의결권·배당 권리, 환매 조건 및 플랫폼 파산 시 자산 처리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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