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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7일 월요일 21:15

AI가 밀어 올린 메모리 슈퍼사이클…마이크론·샌디스크 급등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HBM·낸드 동시 부족, 월가 낙관론 확산

AI가 밀어 올린 메모리 슈퍼사이클…마이크론·샌디스크 급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의 주가가 인공지능(AI) 수요 지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반 급등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6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고, 샌디스크는 하루 만에 8.1% 급등하며 시가총액 1570억 달러를 넘어섰다. 샌디스크의 경우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이 3000%를 상회하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랠리의 배경에는 월가의 강력한 낙관론이 자리 잡고 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수요가 향후 10년이 끝날 때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향후 12개월 동안 마이크론의 주가가 41%, 샌디스크는 36%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AI가 가능하게 만든 비정상적일 정도의 높은 수익성과 견고한 수요 프로필에 대해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평가다.

◇ HBM이 불러온 도미노 현상…범용 DRAM 공급난 가속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엔비디아와 AMD의 고성능 GPU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HBM은 일반적인 범용 메모리인 DRAM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세계 3대 메모리 제조사인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높은 HBM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역설적으로 시장에서는 일반적인 범용 DRAM의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DRAM 시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두 분기 연속으로 전 분기 대비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공급난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는 올해 PC 가격이 약 17%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PC 내부의 핵심 저장 장치인 SSD 가격은 작년 12월 대비 2~3배나 치솟은 상태다.

◇ AI 서버의 또 다른 축, 낸드와 SSD 시장의 부활

샌디스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낸드 플래시와 SSD 시장 역시 AI 열풍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다. AI 서버는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추론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 플래시 기반의 기업용 SSD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수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가격이 매우 강력하게 유지되면서 실적 상향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샌디스크에 대해 매수 권고를 유지했다.

특히 AI 사이클은 이제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메모리에 대한 필요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점이 시장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 '부르는 게 값' 메모리 시장, 5년 장기 계약 시대로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구매자들의 행태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기 계약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3년에서 최대 5년에 이르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실제로 칩 설계 전문 기업인 브로드컴은 이미 2028년까지의 메모리 물량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공장을 짓고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약 2.5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장기 계약을 통해 확실한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설비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방편이 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싱가포르 낸드 공장 확장에 240억 달러를 쏟아붓는 동시에 미국 뉴욕과 아이다호에 대규모 팹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에 미국 내 첫 메모리 패키징 공장을 착공하고 한국 내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메모리 패권 경쟁은 조 단위 투자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구선 기자 koobloc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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