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6일 일요일 20:05
부켈레 “비트코인 준비금 민간 이전은 사실 아냐”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민간 이전 대상은 전략 준비금 아닌 국영 ‘치보 월렛’ 경영권 IMF “정부, 치보 소수지분·고객 자산 수탁 책임 유지…추가 BTC 매입은 제한”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자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의 소유권과 관리 권한을 민간 사업자에게 넘겼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해당 주장을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보도의 근거로 제시된 국제통화기금(IMF) 발표에서 민간 이전 대상으로 언급된 것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이 아니라 정부가 운영해온 전자지갑 ‘치보 월렛(Chivo Wallet)’ 관련 지분과 운영권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은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가 엘살바도르 정부와 IMF의 확대금융제도(EFF) 협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기사 초판에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 준비금을 민간 사업자에게 넘겼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IMF가 지난 3일 발표한 공식 자료는 비트코인 준비금과 치보 월렛을 별개의 사안으로 다루고 있다.
IMF는 엘살바도르 정부의 치보 월렛 참여가 상당 부분 축소됐으며 치보 월렛의 다수 소유권과 운영 통제권이 민간 사업자에게 이전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치보 월렛의 소수지분과 고객 자산에 대한 수탁 책임을 유지한다.
반면 IMF 발표에는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 자체가 민간 사업자에게 이전됐다는 내용은 없다. 이에 따라 부켈레 대통령의 반박은 민간 이전 대상에 관한 사실관계에서는 타당한 것으로 확인된다.
엘파이스도 해당 기사를 수정하고 하단에 정정문을 게재했다. 엘파이스는 기사 초판에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준비금을 민간 사업자에게 넘겼다고 보도했으나 실제로는 정부가 치보 월렛의 자산과 운영권을 이전하고 소수지분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치보 월렛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하면서 국민의 비트코인 결제와 송금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한 전자지갑이다.
정부가 국민의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고 전국에 관련 현금자동입출금기와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지만 치보 월렛은 출시 이후 낮은 이용률과 기술적 오류, 개인정보 도용 및 운영 투명성 논란에 직면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IMF와 14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공공부문 역할과 정부의 관련 사업 참여를 줄이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된 협의는 40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는 IMF 확대금융제도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이행 검토를 결합한 것이다.
IMF 이사회가 실무진 합의를 승인하고 사전 조건이 이행되면 엘살바도르는 약 1억4000만달러를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치보 월렛의 민간 이전과 별도로 비트코인 추가 축적을 둘러싼 조건도 구체화됐다.
IMF는 첫 번째 이행 검토 이후 증가한 비트코인이 민간 기부로 확보됐으며 공공재원은 사용되지 않았다는 자료를 엘살바도르 정부로부터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문서로 확인된 기부 물량을 제외한 추가 비트코인 축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기존에 보유한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을 처분하거나 민간에 이전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존 준비금의 소유권 문제와 공공재원을 활용한 추가 매입 제한은 서로 구분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민간 기부로 설명하면서 새로운 투명성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부자의 신원과 기부 조건, 자산의 실제 보관 주체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IMF 역시 엘살바도르 당국이 여러 지갑에 분산된 비트코인 보유 현황의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부문의 암호화폐 보유 자산에 대해서도 지배구조와 위험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그러나 IMF 금융지원 협상을 거치면서 2025년 1월 비트코인법을 개정해 민간 사업자의 비트코인 의무 수용 조항과 세금 납부 기능 등을 폐지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에서 자발적인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과거처럼 모든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법정통화 지위는 유지되지 않는다.
공공부문의 비트코인 사업 참여 역시 치보 월렛 민영화와 추가 매입 제한을 통해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과 치보 월렛을 동일한 자산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치보 월렛은 국민에게 결제·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지갑 사업이고, 전략 준비금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비트코인 자산이다.
결론적으로 엘살바도르가 민간에 넘긴 것은 치보 월렛의 다수지분과 운영 통제권이며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이 아니다.
다만 IMF 프로그램에 따라 공공재원을 이용한 비트코인 신규 매입은 중단되고 향후 보유량 증가도 확인된 민간 기부 범위로 제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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