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6일 일요일 04:00
XRPL, 활성 계정 감소에도 거래량 79% 증가…‘소수 계정·대형 거래’ 뚜렷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오더북 참여 계정 하루 1864개→1111개…계정당 거래량 약 3배 확대 토큰화 자산 37억2000만달러·RLUSD 5억3900만달러…보유 가치 42억6000만달러

에버노스(Evernorth)가 공개한 ‘2026년 2분기 XRP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XRPL의 오더북 거래량은 2분기 하루 평균 357만 XRP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99만 XRP보다 79%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하루 동안 오더북 거래를 실행한 계정은 1864개에서 1111개로 약 40% 감소했다. 참여 계정은 줄었지만 남아 있는 계정이 더 많은 물량을 거래하면서 전체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다.
계정당 하루 평균 오더북 거래량은 지난해 1072 XRP에서 올해 3217 XRP로 약 3배 늘었다. 이는 XRPL의 거래 활동이 이전보다 적은 수의 계정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하나의 블록체인 계정을 한 명의 이용자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한 개인이나 기관이 여러 계정을 운영할 수 있고 하나의 계정을 다수 이용자의 거래 처리에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체인 데이터만으로 기관 투자자가 개인 투자자를 대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거래에 참여한 계정 수가 감소한 가운데 계정당 거래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다.
XRPL에 내장된 탈중앙화거래소 전체 거래량은 2분기 하루 평균 442만 XRP로 전년 동기보다 약 2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오더북 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54%에서 81%로 확대됐다.
오더북은 매수자와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과 수량을 바탕으로 거래를 체결하는 구조다. 유동성 풀의 수학 공식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 자동화시장조성자(AMM) 방식과 구분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DEX 거래가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보다는 16% 감소했다. 따라서 79% 증가라는 수치만으로 최근 거래 활동이 모든 비교 구간에서 확대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네트워크 전체의 이용자 활동도 감소했다. 2분기 XRPL에서 거래를 실행한 계정은 하루 평균 약 1만6600개로 전년 동기보다 24% 줄었다. 신규 계정은 하루 평균 약 2800개로 25% 감소했다.
반면 XRPL에 보관된 자산 가치는 빠르게 증가했다. 2분기 토큰화 자산의 평균 가치는 37억2000만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배 이상 확대됐다.
여기에 리플이 발행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의 평균 잔액 5억3900만달러를 더하면 XRPL에 보관된 전체 자산 가치는 약 42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6개 분기 전 약 9900만달러와 비교하면 큰 폭의 성장이다.
기사에 언급된 37억2000만달러는 RLUSD를 제외한 토큰화 자산의 분기 평균치다. RLUSD까지 포함한 네트워크 전체 보유 가치가 42억6000만달러라는 점에서 두 수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RLUSD는 이번 자산 가치 확대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XRPL에 보관된 RLUSD의 분기 평균 잔액은 전년 동기 7300만달러에서 5억3900만달러로 642% 증가했다.
RLUSD의 전송 금액도 지난해보다 9배 이상 늘었다. 전체 RLUSD 유통량 가운데 XRPL에서 발행·유통되는 비중은 전년 20%에서 34%로 상승했다.
달러 가치에 연동된 RLUSD는 XRPL에서 토큰화 자산의 결제 수단과 거래 기준 자산,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잔액 증가는 네트워크가 금융 거래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달러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XRPL이 기관용 금융 인프라를 강화한 점도 대형 거래 증가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네트워크에는 승인된 참여자만 특정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퍼미션드 도메인과 다목적 토큰 관련 기능이 도입됐다.
2분기에는 토큰화된 미국 국채 펀드 일부가 상환되는 과정에서 자산 결제가 XRPL에서 5초 이내에 완료된 사례도 보고됐다. 기관이 요구하는 빠른 결제와 규제 준수 환경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토큰화 자산 가치와 거래량 증가는 XRP 가격 상승으로 자동 연결되는 지표는 아니다. 토큰화 자산이 XRPL을 사용하더라도 거래 과정에서 XRP를 일시적으로만 이용하거나 매우 적은 네트워크 수수료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자산 가치가 실제 거래와 결제에 지속적으로 사용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정 주소에 장기간 보관된 자산이 많다면 네트워크 가치가 늘어도 거래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번 지표는 XRPL의 성장 방향이 단순한 이용자 수 확대보다 거래 규모와 기관용 유동성 강화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활성 계정 감소는 과제로 남았지만, 남아 있는 계정의 거래 규모와 토큰화 자산 가치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향후에는 신규 계정과 활성 계정 수가 회복되는지, 증가한 RLUSD와 토큰화 자산이 실제 결제·거래 수요로 이어지는지, 대형 거래가 소수 주소에 지나치게 집중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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