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6일 일요일 01:08
코인마켓캡, “유틸리티 없는 AI 코인, 가치 ‘제로’ 수렴 위험”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이전 상승장에서 출시된 테마성 토큰 경고…실제 서비스·인프라 검증 필요 부실 프로젝트가 우량 AI 코인 평가도 훼손…투자금 AI 관련주로 이동 가능성

실제 활용처 없이 인공지능(AI)이라는 유행어에 의존해 발행된 암호화폐가 장기적으로 가치 ‘제로’에 수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앨리스 리우(Alice Liu) 코인마켓캡 리서치 총괄은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시장 사이클에 출시된 뒤 밈코인처럼 거래되고 있는 일부 AI 테마 토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리우는 실제 유틸리티와 기반 인프라가 없는 AI 암호화폐는 투기적 관심이 사라질 경우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I 기술과 블록체인을 결합했다는 설명만 있을 뿐 토큰이 제품이나 서비스 안에서 반드시 필요한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면 장기적인 수요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앨리스 리우의 발언은 모든 AI 관련 암호화폐가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탄탄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제 활용 사례를 제공하는 AI 프로젝트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의 결제와 데이터 거래, 탈중앙화 연산 자원, 모델 학습용 데이터 제공, 검증 가능한 추론 등 블록체인이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젝트는 단순 테마형 토큰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유틸리티가 부족한 AI 토큰이 시장에 대량으로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AI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투기적인 분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실 프로젝트에서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는 실제 기술과 사업 구조를 갖춘 프로젝트에도 높은 위험 할인율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앨리스 리우는 이로 인해 펀더멘털이 우수한 AI 암호화폐까지 시장에서 제값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별 프로젝트의 기술력과 이용량보다 ‘AI 코인’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여 평가되면 우량 프로젝트와 단순 테마형 토큰의 차이가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금융시장의 AI 관련 주식이 암호화폐보다 투자자에게 이해하기 쉽다는 점도 AI 토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기업의 주식은 매출과 영업이익, 고객 수, 연구개발 투자, 시장 점유율 등 비교적 익숙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AI 암호화폐는 토큰이 서비스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프로젝트 성장으로 발생한 수익이 토큰 가치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판단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기술 서비스가 성장하더라도 토큰 수요나 보유자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려 할 때 구조가 복잡한 토큰보다 상장된 AI 기업이나 반도체·클라우드 관련 주식을 선택하기가 더 쉽다는 것이 리우의 분석이다.
AI 암호화폐를 평가할 때는 프로젝트가 실제 작동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공개된 기술 문서와 시연 영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활성 사용자 수, 네트워크 이용량, 수수료 수익, 개발 활동, 기업 또는 개발자 채택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토큰의 필요성도 중요한 기준이다. 서비스 이용에 토큰이 반드시 필요한지, 토큰 없이도 동일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이용량 증가가 토큰 수요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급 구조와 내부자 물량도 점검 대상이다. 초기 투자자와 개발팀에 배정된 비중이 높거나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프로젝트는 서비스가 성장하더라도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또 AI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외부 인공지능 서비스를 단순 연결한 프로젝트인지, 자체적인 모델·데이터·연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지도 구분해야 한다. 마케팅에 AI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술 경쟁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앨리스 리우의 경고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부정하기보다 AI 기술의 인기와 개별 토큰의 투자 가치를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시장이 확대되더라도 실질적인 토큰 수요를 만들지 못한 프로젝트까지 함께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향후 AI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단순한 서사와 커뮤니티 관심보다 실제 이용량과 수익, 기술 인프라를 증명한 프로젝트로 자금이 선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유틸리티가 없는 AI 토큰의 퇴출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춘 프로젝트까지 일시적으로 저평가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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