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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9일 수요일 04:30

커브 ‘소프트 청산’ 704건 분석…절반은 위험구간서 14.5일 이상 유지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담보가격 하락 시 빌린 자산으로 단계적 전환…가격 회복하면 담보 재매수 가능 즉시 강제매각 충격은 줄이지만 수수료·재조정 손실 발생…추가 하락 땐 완전청산

커브 ‘소프트 청산’ 704건 분석…절반은 위험구간서 14.5일 이상 유지

커브파이낸스(Curve Finance)의 대출 포지션이 청산 위험구간에 들어간 뒤에도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유지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담보를 즉시 전량 매각하는 대신 가격 움직임에 따라 조금씩 바꾸는 ‘소프트 청산’ 구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커브 대출시장에서 확인된 소프트 청산 사례는 총 704건으로, 602개 차입자 주소에서 발생했다.

포지션이 소프트 청산 범위에 머문 기간의 중앙값은 14.5일이었다. 전체 사례의 25%는 38.9일 이상 청산구간에 있었고 일부 포지션은 수개월 동안 이 상태를 유지했다. 704건 가운데 476건은 2026년 상반기에 시작됐다.

소프트 청산은 이번에 새로 도입된 기능이 아니다. 커브가 스테이블코인 crvUSD와 대출 프로토콜 라마렌드(LlamaLend)에 적용해온 LLAMMA(Lending-Liquidating AMM Algorithm)의 핵심 설계다.

일반적인 디파이 대출은 담보가치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가면 청산인이 담보 일부를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고 대출금을 상환한다. 한번 팔린 담보는 가격이 다시 올라도 차입자에게 자동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커브는 하나의 청산가격 대신 여러 개의 가격 구간인 ‘밴드’를 사용한다. 담보가격이 밴드 안으로 내려가면 자동화시장조성자 구조를 통해 담보를 차입자산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예를 들어 ETH를 맡기고 crvUSD를 빌린 경우 ETH 가격이 떨어질수록 일부 ETH가 crvUSD로 바뀐다.

가격이 회복되면 반대 거래가 발생해 보유 중인 crvUSD의 일부 또는 전부가 다시 ETH로 전환될 수 있다.

소프트 청산은 단순히 상환 기한을 연장해주는 유예제도가 아니다. 포지션이 열려 있는 동안 실제 담보 전환이 계속 일어난다.

가격이 청산 범위에서 오르내리면 담보와 차입자산 사이의 매매가 반복된다. 차입자는 포지션을 유지하고 가격 회복에 따른 담보 복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초 담보 수량이 그대로 보존된다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청산구간에 진입했다’는 말과 ‘대출 포지션이 완전히 종료됐다’는 말은 커브에서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수개월 동안 소프트 청산 상태를 유지한 사례가 나온 것도 이러한 구조 때문이다.

소프트 청산은 급락 시 담보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충격을 줄이고 차입자에게 회복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무료 보험이나 원금보장 장치는 아니다.

담보와 차입자산을 전환할 때 거래 수수료와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청산 범위에서 가격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면 낮은 가격에 담보를 팔고 높은 가격에 다시 사는 형태의 재조정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대출이 유지되는 동안 이자도 계속 발생한다. 가격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차입자가 보유한 담보의 수량이나 포지션 가치는 소프트 청산 진입 전보다 감소할 수 있다.

커브의 대출시장 안내에서도 소프트 청산을 담보가치 하락으로부터 포지션을 보호하기 위한 단계적 전환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커브 대출시장

담보가격이 계속 하락하거나 누적 손실과 이자로 대출 포지션의 건강도가 악화하면 소프트 청산만으로 부채를 보호하기 어려워진다.

건강도가 0%에 도달하면 외부 청산자가 포지션을 완전히 정리하는 ‘하드 청산’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대출은 종료되고 남은 담보가 부채 상환에 사용된다.

차입자에게 중요한 것은 소프트 청산 상태가 안전한 대기구간이 아니라 이미 담보가 매매되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구간이라는 점이다.

커브의 방식은 디파이 대출의 청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실제 성과를 판단하려면 단순 생존기간뿐 아니라 최종 회수된 담보와 누적 손실률, 하드 청산 전환 비율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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