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7일 월요일 22:36
영국, 예측시장 규제 재검토 움직임…칼시·폴리마켓 진입 길 열리나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FCA, 금융사건 계약에 적용되는 개인투자자 바이너리옵션 금지 규정 검토 정치·스포츠 예측은 도박위원회 관할…규제 완화·플랫폼 허용 아직 확정 안 돼

영국 금융당국이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 등 미국식 예측시장에 대한 규제 접근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금융시장과 경제지표 등의 결과를 기초로 하는 예측 계약을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현행 바이너리옵션 규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영국 이용자들이 해외 예측시장 플랫폼에 접속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본격화됐다. 현행 규제가 자국 내 합법적인 사업자의 진입은 막으면서 소비자를 규제받지 않는 해외 플랫폼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FCA가 규제 완화를 공식 발표하거나 구체적인 시행 일정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더타임스 보도 역시 관계자와 업계의 설명을 토대로 규제 재검토 가능성을 전한 것으로, 현재 FCA의 공식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모든 예측시장이 하나의 규정으로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다. 계약의 기초가 되는 사건과 상품 구조에 따라 관할 기관이 달라진다.
주가와 금리, 환율, 경제지표 등 금융적 결과를 대상으로 하는 계약이 바이너리옵션이나 금융파생상품에 해당하면 FCA의 감독을 받는다.
FCA는 지난 2019년부터 바이너리옵션의 판매와 마케팅, 배포를 개인투자자에게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반면 스포츠 경기나 선거, 정치·사회적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는 상품은 영국 도박법상 베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는 FCA가 아닌 영국 도박위원회(Gambling Commission)의 허가와 감독을 받아야 한다.
영국 도박위원회는 지난 2월 공개한 공식 입장에서 현재 미국식 예측시장 상품은 영국에서 ‘베팅 중개업자’ 또는 ‘베팅 거래소’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적절한 도박사업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FCA가 바이너리옵션 금지 규정을 일부 완화하더라도 칼시나 폴리마켓이 모든 종류의 예측 계약을 곧바로 영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스포츠 관련 시장은 별도로 도박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예측시장은 선거나 스포츠 경기, 금리 결정, 경제성장률 등 특정 사건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일반적으로 결과가 맞으면 일정 금액을 받고 틀리면 투자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잃는 구조를 사용한다.
칼시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을 받는 이벤트 계약 거래소다. 폴리마켓은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예측 계약을 거래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두 플랫폼의 이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영국에서도 관심이 확대됐지만, 영국 내 정식 인가를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국 도박위원회는 허가받지 않은 예측시장 사업자가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하거나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논의를 “영국이 칼시와 폴리마켓 이용 금지를 해제한다”거나 “두 플랫폼의 영국 진출이 허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FCA가 검토하는 핵심은 금융상품으로 분류되는 예측 계약에 현행 바이너리옵션 금지를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 별도의 소비자보호 체계를 만들 것인지에 가깝다.
예측시장 업계는 다양한 참여자의 거래를 통해 특정 사건의 발생 확률을 실시간으로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선거와 경제지표 등에 관한 집단의 전망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고, 보유 자산과 관련한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규제기관은 예측 계약이 사실상 단기 도박처럼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결과가 맞고 틀리는지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되는 이분법적 구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투자금 전액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내부 관계자가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는 내부자거래 문제, 거래량 조작과 허위정보 유포 가능성도 주요 규제 쟁점으로 꼽힌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의 경우 자금세탁 방지와 이용자 신원 확인, 스테이블코인 결제 규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FCA가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면 투자 한도와 적합성 평가, 위험 경고, 손실 제한, 냉각기간 등의 보호 장치가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 예측 계약과 일반 베팅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영국의 최종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FCA는 관련 의견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금지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공식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규제 완화 결정’이 아니라 해외 플랫폼 확산에 대응한 ‘규제 체계 재검토’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영국 도박위원회 역시 예측시장의 명칭이나 기술적 운영 방식보다 실제 계약의 경제적 성격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영국이 예측시장을 제도권으로 받아들이더라도 하나의 허가로 모든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금융상품과 도박상품을 구분해 각각 감독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도박위원회의 공식 설명은 예측시장 규제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