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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8일 월요일 05:41

비탈릭 부테린, 2030 이더리움 청사진 공개…‘암호학적 월드 컴퓨터’로 전환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헤고타 이후 재귀적 STARK·자동 공식 검증·양자내성 기술 중심으로 재설계 블록 생성 4~8초·최종성 8~32초 목표…기술 제안은 개발·합의 과정 남아

비탈릭 부테린, 2030 이더리움 청사진 공개…‘암호학적 월드 컴퓨터’로 전환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이더리움 공동창업자가 이더리움을 단순한 블록체인에서 ‘암호학적 월드 컴퓨터(Cryptographic World Computer)’로 전환하기 위한 장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부테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글에서 2030년의 이더리움이 기존 블록체인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영지식증명과 데이터 가용성 샘플링, 공식 검증, 양자내성 암호기술 및 분산형 오프체인 구성요소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도 이더리움을 블록체인이라고 부르지만 앞으로 구축될 시스템은 기존 블록체인과 질적으로 다른 구조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모든 노드가 동일한 데이터와 연산을 내려받아 다시 실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한 데이터 일부를 표본 추출하고 암호학적 증명을 검증하는 구조로 이동할 전망이다.

기존 블록체인은 거래와 데이터를 블록에 기록한 뒤 네트워크의 각 노드가 내용을 내려받아 직접 재실행하는 방식으로 유효성을 확인한다.

이 방식은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검증 과정이 명확하지만 네트워크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모든 노드의 연산과 저장 부담도 함께 커진다.

처리 성능을 높이기 위해 블록 크기나 연산 한도를 지나치게 확대하면 고성능 장비를 갖춘 참여자만 노드를 운영할 수 있어 탈중앙성이 약해질 수 있다.

비탈릭 부테린이 제시한 구조에서는 노드가 전체 데이터와 모든 연산을 그대로 반복할 필요가 줄어든다.

데이터 가용성은 PeerDAS를 이용해 일부 데이터 조각을 무작위로 확인하고, 연산 결과는 SNARK 또는 STARK와 같은 암호학적 증명을 통해 검증한다.

증명이 유효하다면 노드는 복잡한 계산을 처음부터 다시 수행하지 않고도 결과가 규칙에 따라 처리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부테린은 검증 방식이 ‘내려받아 재실행’하는 구조에서 ‘PeerDAS로 표본을 확인하고 SNARK를 검증’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드맵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제시된 업그레이드는 헤고타(Hegota)다.

비탈릭 부테린은 스트로맵(Strawmap)을 인용해 2027년으로 계획된 헤고타가 2015년의 이더리움 개발자가 알아볼 수 있는 기능과 기술로 구성되는 마지막 ‘일반적인 포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헤고타 이후 하드포크가 더 이상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후 업그레이드는 기존 기능을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수준을 넘어 이더리움의 검증과 합의, 암호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뜻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헤고타 이후의 주요 과제로 ▲재귀적 STARK ▲자동화된 공식 검증 ▲고도로 최적화된 합의 알고리즘 ▲양자내성 암호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헤고타가 마지막 일반형 포크가 될 것이라고 확정하지 않고 ‘가능성이 높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실제 업그레이드 범위와 일정은 연구 결과와 개발자 논의, 네트워크 참여자의 합의를 거쳐 결정된다.

재귀적 STARK는 여러 개의 암호학적 증명을 다시 하나의 증명으로 묶어 검증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다.

개별 거래마다 큰 크기의 양자내성 서명과 영지식증명을 블록에 직접 포함하면 데이터 사용량과 검증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여러 증명을 하나로 집계하면 블록에 기록하고 노드가 확인해야 하는 정보량을 줄일 수 있다.

부테린과 토마스 코라트거가 공동 작성한 EIP-8288은 거래가 필요한 서명과 증명의 정보만 선언하고 해당 자료를 오프체인에서 하나의 재귀적 STARK로 집계하는 구조를 제안한다.

메모리풀 노드가 거래와 증명을 미리 결합하고 블록 생성자는 최종 집계 증명을 블록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양자내성 서명과 프라이버시 증명의 데이터 부담을 줄이면서 검열 저항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EIP-8288은 현재 ‘초안(Draft)’ 단계다. 정식 이더리움 표준이나 향후 하드포크 포함이 확정된 기능은 아니며 기술 검토와 보안 검증, 개발자 합의가 필요하다.

자동화된 공식 검증도 장기 로드맵의 핵심 요소다. 공식 검증은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이 설계된 수학적 조건을 충족하는지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테스트가 일부 입력과 상황을 확인한다면 공식 검증은 코드가 특정 조건에서 항상 의도대로 작동하는지를 수학적으로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더리움의 합의 알고리즘과 증명 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구현 오류가 네트워크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부테린은 공식 검증을 자동화해 프로토콜의 안정성을 높이고 새로운 암호기술을 보다 안전하게 적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영지식증명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만드는 과정이 어렵지만, 시스템 내부에 캡슐화할 수 있는 복잡성이며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한 최적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 이더리움은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암호체계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이더리움의 사용자 계정과 검증자 서명에는 타원곡선 기반 암호기술이 사용된다.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공개키를 이용해 개인키를 계산하거나 현재 서명 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더리움은 해시 기반 서명과 STARK 등 양자 공격에 상대적으로 강한 기술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EIP-8288도 크기가 큰 양자내성 서명을 개별 거래에 그대로 포함하지 않고 집계해 처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다만 실질적으로 기존 암호체계를 교체하려면 검증자와 이용자 지갑, 스마트계약 및 관련 인프라가 함께 전환해야 한다. 기술적 구현뿐 아니라 충분한 준비 기간과 생태계 차원의 조율이 필요한 작업이다.

부테린은 최근 공개 발언을 통해 향후 5년 동안 이더리움의 블록 생성 간격을 현재 약 12초에서 4~8초로 줄이고, 최종성 도달 시간을 8~32초 수준으로 단축하는 목표도 제시했다.

최종성은 확정된 블록이 사실상 되돌려질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종성 도달 시간이 줄어들면 거래소 입출금과 결제, 디파이 거래 및 크로스체인 서비스가 거래 확정을 기다리는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이번 블로그 게시물에 직접 제시된 확정 사양이라기보다 부테린이 별도 발표에서 설명한 중장기 성능 목표다. 구체적인 슬롯 시간과 최종성 구조는 향후 합의 알고리즘 설계와 네트워크 시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부테린은 탈중앙화가 더 이상 보안과 검열 저항성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비용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산된 네트워크는 여러 참여자가 데이터를 나눠 저장하고 연산을 병렬로 수행할 수 있다. 현대 암호학을 이용하면 각 참여자의 작업 결과가 정확한지 효율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 네트워크 전체의 처리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개별 노드는 모든 연산을 수행하지 않지만 여러 노드가 병렬로 처리한 결과를 암호학적 증명을 통해 신뢰 없이 검증하는 구조다.

탈중앙화 네트워크는 거래와 데이터의 출처 등 메타데이터를 감추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일부 영역에서는 탈중앙성이 프라이버시와 성능을 모두 개선하는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학적 월드 컴퓨터로의 전환은 이더리움 위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설계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는 복잡한 연산과 데이터를 하나의 직렬 거래에 넣더라도 가스 비용을 지불하면 실행할 수 있다.

미래 구조에서는 연산을 병렬화하거나 사전에 집계할 수 있도록 설계한 애플리케이션이 비용과 처리 속도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

비탈릭 부테린은 상태 변경 순서와 직접 관련된 핵심 정보는 온체인에 기록하고 나머지 연산은 블록에 포함되기 전에 집계하는 프로그래밍 구조가 확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더리움은 모든 계산과 데이터를 무차별적으로 기록하는 장부에서 벗어나 블록체인과 암호학적 프라이버시·검증, 강력한 분산형 오프체인 구성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이동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2030년 로드맵은 확정된 출시 일정표가 아니라 연구와 개발 방향을 담은 장기 청사진에 가깝다.

재귀적 증명의 생성 속도와 안전성, 대규모 상태 접근의 병렬화, 양자내성 서명의 효율성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도 남아 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면 기존 블록체인 기술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저비용·고확장성·프라이버시·고보안 연산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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