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2일 월요일 12:27
태국 관중 '김치맨' 비하…박항서 격분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경기 후 인종차별 발언…구단 공식 규탄

태국 프로축구 현장에서 박항서 감독을 향한 인종차별적 조롱이 발생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상대 팀 관중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한국 국적을 비하하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박 감독과 언쟁을 벌였고, 소속 구단까지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일 태국 현지 매체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박항서 깐짜나부리 파워 FC 감독은 지난 1일 태국 파타야 농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타야 유나이티드와의 2026~2027시즌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 원정경기 직후 관중과 충돌했다.
이날 경기는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문제는 경기 종료 후 박 감독이 라커룸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상대 팀 팬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박 감독을 향해 '김치맨'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조롱했다.
현지에서 공개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박 감독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설과 함께 해당 표현을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김치맨'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를 한국인의 국적과 결부해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됐다. 현지 언론도 해당 발언을 인종차별적 조롱으로 해석했다.
문제의 관중은 박 감독뿐 아니라 깐짜나부리 코치진에게도 모욕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다가스카르 출신 미드필더 존 바지오에게는 신체적 특징인 키를 겨냥한 비하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자제를 요구했지만 반복된 조롱에 결국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박 감독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관중의 욕설과 도발이 이어지자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관중석을 향해 아래로 내려와 보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장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양 팀 관계자와 경기 운영진이 중재에 나섰다.
박 감독과 해당 관중 사이 실제 몸싸움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관계자들의 제지로 상황은 마무리됐다.
깐짜나부리 구단은 경기 직후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인종차별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구단은 인종과 피부색, 민족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축구가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하는 스포츠라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사람이 출신 국가와 피부색에 관계없이 동등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관중과 감독 사이 언쟁을 넘어 해외 축구 현장에서 발생한 차별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동남아시아 축구 발전에 기여했던 박 감독이 차별적 발언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졌다.
베트남 축구 팬들은 박 감독을 향한 모욕적인 행동에 분노하며 해당 관중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태국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일부 관중의 행동이 자국 축구계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 감독을 대신해 사과하는 태국 팬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박 감독을 둘러싼 태국 축구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 재임 당시에도 태국 대표팀 코치진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태국 코치가 박 감독의 신체적 특징을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논란이 발생했고, 베트남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는 관중이 국적을 직접 겨냥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더욱 뚜렷해졌다.
향후 태국 축구 당국의 대응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인종차별과 혐오 표현에 대해 엄격한 대응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발생한 차별적 언행은 사안에 따라 관중 출입 제한이나 구단 징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2일 기준 파타야 유나이티드 구단이나 태국축구협회 차원의 구체적인 징계 조치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문제의 관중에 대한 신원 확인과 후속 조치 여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축구 경기장에서 반복되는 인종차별 문제와 관중 관리 책임을 다시 부각했다.
깐짜나부리 구단의 공식 규탄 이후 태국 축구 당국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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