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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4일 수요일 14:40

대법관 인선 갈등에 판사들 집단 대응 움직임…회의 앞당기나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재제청 논란에 법관대표회의 조기 소집 검토

대법관 인선 갈등에 판사들 집단 대응 움직임…회의 앞당기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대법원 간 갈등이 법원 내부 반발로 확산하고 있다. 현직 판사들이 사법부 독립 침해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가운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회의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동원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 겸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올라온 임시회의 소집 요구에 대해 긴급한 필요가 있을 경우 회의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의장은 12월 7일 예정된 정기회의를 11월로 앞당기거나 별도 임시회의를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법관 대표들이 사법행정과 법관 독립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이번 조기 개최 검토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둘러싼 갈등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등 사법부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남준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3일 코트넷에 '침묵의 의미'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남 부장판사는 대법관 재제청 사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법관들이 공식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히 사법행정과 법관 독립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전국법관대표회의 규칙을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사법부를 향한 정치권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성찬용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는 지난달 30일 코트넷에 사법부를 향한 부당한 공격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조미연 청주지법원장 등 현직 법관들이 우려와 공감을 나타내는 댓글을 남겼다.

정욱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도 지난 2일 개별 재판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사법부에 압박을 가하는 행위는 사법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논란의 출발점은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권한 충돌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해당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 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권이나 대법원장의 재제청 의무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충돌할 경우 어떤 절차를 적용해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치권 갈등도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 재제청 거부 논란과 조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권과 사법부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회의 소집 절차도 주목된다.

전국법관대표회의 규칙에 따르면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법관대표 5분의 1 이상이 회의 목적과 소집 이유를 명시해 요청하면 임시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다만 4일 현재 임시회의 개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민욱 전국법관대표회의 공보간사 겸 춘천지법 판사는 임시회의를 별도로 개최하는 방안뿐 아니라 정기회의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임시회의 소집 공고부터 실제 개최까지 2주 이상 걸렸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 제기된 의견이 전국 법관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된 것도 아니다. 일부 판사들의 문제 제기와 전국법관대표회의의 공식 의결은 구분해야 한다.

향후 회의가 열리면 대법관 재제청 갈등과 사법부 독립 문제,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법관대표들이 공동 입장을 채택할 경우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을 둘러싼 논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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