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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4일 수요일 02:55

“면접 한 번 봤다가 9조원 털렸다” 북한 해커, 가짜 채용으로 바이낸스 뚫었다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링크드인 통해 접근한 가짜 채용 담당자…화상 면접부터 가짜 CEO·악성 코딩 과제까지, 세계 최대 거래소를 무너뜨린 치밀한 침투 작전

“면접 한 번 봤다가 9조원 털렸다” 북한 해커, 가짜 채용으로 바이낸스 뚫었다

■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알고 보니 북한 해커

바이낸스가 11월 3일 발표한 초기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지난 9월 바이낸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프로젝트 디렉터를 사칭해 접근했다.

이후 가짜 HR 담당자가 실제 화상 면접을 진행했고, 자신의 일상 사진과 영상이 올라온 SNS 계정까지 공유하며 신뢰를 쌓았다.

2차 면접에는 가상의 회사 CEO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그 회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채용 담당자도 가짜, CEO도 가짜, 회사도 가짜였다.

■ 면접 마지막 코딩 과제…다운로드하는 순간 함정에 빠졌다

2차 면접이 끝나갈 무렵, 면접관은 지원자에게 기술 평가용 코딩 과제를 내려받으라고 안내했다.

엔지니어는 업무용 컴퓨터에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해 실행했다.

문제는 과제 안에 악성코드가 숨어 있었다는 점이다.

악성코드는 정상적인 개발 도구인 'pyenv'를 변조된 버전으로 바꿔치기하고 해커의 서버와 연결됐다.

당시 보안 프로그램조차 이 공격을 탐지하지 못했다.

이후 공격자들은 내부 AI 도구와 탈취한 접근 권한을 이용해 다른 엔지니어들의 시스템으로 침투했다.

■ 한 달 뒤 바이낸스 금고가 열렸다…63억 달러 해킹

공격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북한 연계 공격자들은 수개월 동안 직원과 내부 시스템을 노렸고, 10월 29일 본격적으로 자산 탈취에 나섰다.

특히 이더리움의 EIP-7702 기능을 악용해 지갑에 비정상적인 실행 권한을 부여하면서 정상 출금 절차 밖에서도 자산을 이동시켰다.

최종적으로 약 63억4,0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이 영향을 받았다.

바이낸스는 약 28억5,0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동결·차단했으며, 피해 토큰의 98%를 회사 자금으로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FBI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 BLOCKCHAINSEOUL INSIGHT

이번 사건이 무서운 이유는 해커가 세계 최대 거래소의 암호체계를 정면으로 돌파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신뢰를 먼저 뚫었다는 점이다.

가짜 채용 담당자, 가짜 CEO, 가짜 회사.

그리고 진짜처럼 보이는 코딩 과제.

수십억 달러의 보안 시스템을 갖춘 기업도 직원 한 명의 컴퓨터가 공격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바이낸스는 해킹을 막으려 했지만, 북한 해커는 먼저 채용 면접을 열었다.”

이제 링크드인으로 이직 제안이 오면 연봉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생겼다.

그 회사, 진짜 존재하는 회사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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