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수요일 13:20
“국내 코인 투자자만 세금 낼 판?”…가상자산 과세 또 연기되나, 당정 결론 보류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2027년 1월 과세 앞두고 해외거래소 거래내역 확보·손실 이월공제·전산시스템 논란…김민석 대표 “제도 보완 후 유예 의견 많았다”

■ 세 번 미뤘는데 또?…2027년 가상자산 과세 결론 보류
28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관계자, 정부 경제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제도화됐지만 시행이 세 차례 연기됐다.
추가 유예를 위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행 규정에 따라 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가 시행된다.
현재 규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22%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한 해 가상자산 과세 대상 소득이 1,000만 원이라면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750만 원에 22%를 적용해 세액은 165만 원이 된다.
이는 단순 계산 사례이며 실제 세액은 취득가액, 거래비용, 과세 대상 소득 산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국내 거래소는 파악 가능, 해외 거래소는?”…형평성 논란
이번 협의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해외거래소 이용자의 거래정보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다.
국내 거래소는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 과세자료를 수집할 수 있지만, 해외거래소의 거래내역은 확보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자들이 여러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가며 거래하는 경우 정확한 취득가액과 손익을 계산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거래내역은 상대적으로 쉽게 파악되는 반면, 해외거래소 이용자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준의 과세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해외거래소를 이용한다고 해서 법적으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과세 의무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로 거래정보를 파악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다.
■ 코인으로 1억 잃고 다음 해 3,000만 원 벌면 세금은?
손실 이월공제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손실 이월공제란 특정 과세기간에 발생한 손실을 이후 과세기간의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가령 한 해 가상자산 투자로 큰 손실을 기록한 뒤 다음 해 일부 수익을 회복한 투자자에게 어떤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가 문제다.
손실 이월공제 제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여러 해에 걸친 투자 성과가 여전히 마이너스인 투자자도 특정 연도의 과세 대상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담할 수 있다.
이번 당정협의회에서는 가상자산 파생상품의 과세 분류와 손실 이월공제 문제를 함께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거래소도 “전산시스템 구축할 시간 부족”
거래소 업계는 과세 기준이 확정되더라도 시스템을 개발하고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세를 시행하려면 거래내역과 취득가액, 수수료, 자산 이전 기록 등을 정확히 계산하고 과세당국에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세부 기준과 정부 고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관련 시스템을 완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들은 과세자료 제출 시스템 구축과 오류 검증에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 김민석 “유예 의견 많았다”…11월 국회가 분수령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정협의회 이후 가상자산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한 뒤 과세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유예 여부와 기간은 확정되지 않았다.
당정은 추가 의견 수렴과 제도 점검을 거쳐 최종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특히 11월 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과세 시행 여부와 유예 기간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BlockchainSeoul INSIGHT]
“세금을 걷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가상자산 과세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세금 부담 문제가 아니다.
국내거래소와 해외거래소, 개인지갑과 디파이(DeFi) 등으로 거래 환경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모든 투자자의 실제 손익을 공정하게 계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거래내역만 상대적으로 쉽게 확보되는 구조라면 투자자 사이에 과세 집행의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제도 미비를 이유로 과세를 계속 연기하면 조세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국내외 거래소 거래정보를 공정하게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취득가액 산정과 손실 이월공제 등 실제 투자자의 손익을 반영하는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셋째, 거래소와 투자자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시행 기준과 일정을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
이번 논란은 가상자산 산업이 더 이상 일부 투자자의 투기시장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의 중요한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준비되지 않은 과세는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끝없는 유예는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결국 2027년 가상자산 과세의 운명은 세금을 걷겠다는 의지보다 공정하게 과세할 준비가 얼마나 됐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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