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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8일 수요일 14:32

한국 경제 1% 성장에도 소비 뒷걸음…경기 회복 체감 못 하는 이유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3분기 성장률 예상치 3배 웃돌아…반도체·정부 지출 호조에도 민간소비 0.2% 감소

한국 경제 1% 성장에도 소비 뒷걸음…경기 회복 체감 못 하는 이유

한국 경제가 올해 3분기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국민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로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민간소비는 오히려 감소하며 성장 지표와 실제 소비 흐름 사이 온도 차가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02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1.0% 성장했다.

지난 8월 한국은행 전망치 0.3%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 0.7~0.8%도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4%로 집계됐다.

성장세 중심에는 반도체 산업이 있었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전기장비 중심으로 2.3% 증가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출 호조를 뒷받침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4.1% 늘었다. 건설투자 0.7%, 지식재산생산물투자 2.3% 증가하며 성장에 기여했다.

정부소비는 1.9% 증가해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정부소비와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2022년 1분기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승용차·가전제품 등 재화 소비와 금융·음식 등 서비스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주식시장 조정에 따른 금융서비스 소비 감소, 완성차 업계 파업에 따른 차량 인도 지연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일시적 요인이 없었다면 민간소비가 0.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이번 소비 감소를 전반적인 구매력 악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민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 분기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주요 배경이다.

다만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 이익이 임금과 배당, 투자 등을 통해 가계로 전달되는 과정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종별 회복 속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3분기 제조업은 전 분기 대비 2.0% 성장했지만 서비스업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수출 중심 제조업과 생활밀착 서비스업 사이 경기 격차가 확인된 셈이다.

향후 관건은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소득과 소비 확대로 연결될지 여부다.

한국은행은 기업 실적 증가에 따른 배당과 성과급 지급 등이 시차를 두고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도 상향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기존 올해 성장률을 3.3%로 전망했지만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전망치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4분기 경제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연간 3.6%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높은 경제성장률이 곧바로 생활 수준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계소득과 소비, 서비스업 경기까지 함께 회복돼야 성장 효과가 폭넓게 확산될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예상 밖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호조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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