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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3일 화요일 14:30

담뱃값 11년 동결…인상론 다시 부상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유해성분 공개 계기…담뱃세·가격 정책 재검토

담뱃값 11년 동결…인상론 다시 부상

국내 담뱃값이 11년째 4500원에 머무는 가운데 가격 인상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담배 유해성분 첫 공개를 계기로 금연정책 실효성과 담뱃세 개편 논의가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3일 보건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내 판매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다.

이번 발표는 담배 제품별 유해성분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건강 위해성에 대한 알 권리를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해성분 공개만으로 실질적인 흡연율 감소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보 제공과 함께 가격정책, 광고 규제, 금연 지원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11년째 동결된 담뱃값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내 주요 담배 가격은 2015년 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됐다. 이후 추가 인상 없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같은 기간 물가와 소득이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명목가격은 그대로지만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담뱃값은 낮아졌다. 이에 따라 2015년 가격 인상 당시 기대했던 금연 유도 효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 비교에서도 국내 담뱃값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20개비 기준 담배 한 갑 평균 가격은 4500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9869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흡연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직접 흡연 관련 사망자는 6만8536명으로 집계됐다. 흡연으로 발생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15조원으로 추산됐다.

2019년 약 12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8000억원가량 증가한 규모다.

금연 관련 지표에서도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다.

금연시도율은 2020년 46.8%에서 2025년 40.6%로 6.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 역시 2019년 21.6%에서 2025년 22.1%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담뱃세와 가격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일반 궐련 한 갑에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약 2920원의 제세·부담금이 부과된다.

관련 세금과 부담금도 2015년 가격 인상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담뱃세가 단순한 세수 확보 수단을 넘어 흡연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단계적 가격 조정과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제품에 대한 과세 기준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담뱃값 인상이 서민 가계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흡연자 가운데 저소득층 비중과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 변화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가격 조정보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담뱃값 인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며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논의가 곧바로 담뱃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인상 금액이나 시행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유해성분 공개를 계기로 기존 금연정책의 효과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정책 논의에서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 감소 효과와 서민 부담, 세수 활용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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