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6일 금요일 11:49
증시 폭락에 정부 긴급 조치…'빚투' 반대매매 막는다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담보비율 140% 의무 3개월 면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정부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섰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진 주식이 강제로 매도되면서 증시가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6일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동반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6일 코스피는 장중 5,000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까지 대거 출회될 경우 주가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담보비율 140% 의무 면제…무엇이 달라지나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다. 자기자본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도 확대되는 구조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는 신용융자 거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담보를 확보하고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대표적인 기준은 140%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1,000만 원을 빌렸다면 담보로 인정되는 자산의 평가금액을 1,400만 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
투자자가 정해진 기한 내 부족한 담보를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문제는 증시 급락기에 이러한 반대매매가 집중될 경우다.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시장에는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증권사들이 담보유지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담보비율을 기존보다 낮추거나 반대매매 시행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빚투 투자자 구제될까…전면 중단은 아냐
이번 조치로 신용융자를 이용한 개인투자자들의 부담은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기준에서는 주가 급락으로 담보비율이 140%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담보 납입이나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증권사가 담보비율을 완화하면 투자자는 추가 담보를 마련할 시간을 확보하거나 강제 매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정부의 조치가 모든 반대매매를 일괄적으로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면제 대상은 증권사의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이며, 실제 담보유지비율과 반대매매 시행 기준은 각 증권사의 내부 방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신용융자 원금과 이자 상환 의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고, 증권사 역시 대출금 회수와 관련한 위험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빚투 투자자의 손실을 직접 보전하는 구제책보다는 급격한 반대매매를 완화하기 위한 시장 안정 조치에 가깝다.
미국 증시 급락 여파…정부 추가 대응 가능성
정부는 최근 증시 급락의 주요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을 지목했다.
특히 미국 중간선거 이후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하락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5.52%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국내 반도체와 기술주 역시 글로벌 시장의 영향을 받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정부는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견조한 만큼 과도한 불안심리에 따른 지나친 비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주요국 정책 동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국내외 증시와 자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안정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담보비율 규제 완화가 반대매매 부담을 줄이고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증시 반등 여부는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과 기업 실적, 투자자 수급 등 다양한 요인에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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