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 수요일 16:56
남아공 법원, "비트코인은 자본이자 화폐"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무허가 해외 이전 비트코인 몰수 적법 판결...외환통제 회피 우려에 암호화폐 규제 강화 신호

남아프리카공화국 법원이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중요한 판결을 내놓으며 암호화폐 규제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매체 IOL에 따르면 요하네스버그 고등법원은 최근 비트코인이 외환관리법상 '자본(Capital)'이자 '화폐(Money)'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암호화폐 트레이더 스퀘어 망군들라(Square Mangundla)가 해외로 이전한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 조치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발생했다. 망군들라는 약 1680 BTC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으로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기준으로 해당 자산의 가치는 약 1억8200만 랜드(환화 약 171억 1346만원)에 달했다.
남아공 당국은 이 과정에서 재무부 승인 없이 자본을 해외로 반출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후 약 600만 랜드(환화 약 5억 6418만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몰수했다.
이에 대해 망군들라 측은 비트코인이 외환관리법상 자본이나 화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몰수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튜어트 윌슨(Stuart Wilson) 판사는 판결문에서 "비트코인은 가치를 저장할 수 있으며 재화와 서비스 교환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금융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관리 규정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은 자본과 화폐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암호화폐를 외환관리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도 지적했다.
윌슨 판사는 "만약 암호화폐가 규제 대상이 아니라면 누구든지 자산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전환한 뒤 해외로 이전해 외환통제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남아공 법원이 내린 판단과 상반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일부 판례에서는 암호화폐가 외환관리법상 자본이나 화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남아공 사법부가 암호화폐를 보다 전통적인 금융자산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다른 국가들의 암호화폐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가 자본 유출과 자금세탁 방지, 세원 확보 등을 위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암호화폐를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닌 금융 시스템 내 관리 대상 자산으로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소송과 규제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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