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0일 수요일 15:02
中 희토류 무기화에 日 비상…수입량 최대 88% 급감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전기차·반도체 핵심 광물 사실상 봉쇄…공급망 전쟁이 현실이 됐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본격적인 공급망 무기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수입량이 최근 8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제조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3월에는 88%, 4월에는 82% 급감하며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됐다.
더 심각한 것은 핵심 희토류다.
전기차 모터와 첨단 자석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올해 들어 일본 수출 물량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장비와 의료용 레이저, 항공우주 산업에 활용되는 이트륨 역시 90% 이상 감소했다.
시장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닌 '자원 패권 경쟁'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반도체가 디지털 시대의 전략 자산이라면 희토류는 전기차와 AI 인프라 시대의 핵심 원자재다.
특히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발전기, 군사 장비, 반도체 장비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고 정제 기술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충격이 더욱 크다.
이번 사태는 중국이 희토류를 외교·안보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일본은 이미 대응에 나섰다. JX금속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3위인 호주 광산에 투자했고, 프로테리얼은 인도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 중이다. 미쓰비시머티리얼은 미국 희토류 재활용 기업에 투자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희토류 광산을 개발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 수년이 걸리고, 정제 및 가공 능력은 여전히 중국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생산 차질과 공장 가동 중단까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 역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핵심 광물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AI 서버와 전기차, 방산 산업이 확대될수록 희토류 확보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어도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은 멈춘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공급망 시대의 새로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과거 석유가 세계 경제를 움직였다면, 이제는 희토류가 산업 패권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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