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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0일 수요일 15:04

70세 이상 취업자 216만명…은퇴 없는 한국이 시작됐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처음으로 200만명 돌파…건강한 노년의 확대인가, 노인 빈곤의 그림자인가

70세 이상 취업자 216만명…은퇴 없는 한국이 시작됐다

"정년퇴직"이라는 단어가 점점 과거의 개념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70세 이상 취업자는 216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불과 6년 전인 2018년 121만9천명과 비교하면 약 1.8배 증가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전체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683만4천명으로 667만9천명을 기록한 50대 취업자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노동시장의 중심축이 중장년층에서 고령층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겉으로 보면 긍정적인 변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과거 70세는 사실상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연령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고령층은 건강 상태가 개선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 참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60대와 70대의 신체적·인지적 건강 수준은 과거 세대와 비교해 크게 향상됐다.

문제는 통계 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현실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여전히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넘는 노인 빈곤 구조는 많은 고령층이 원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노동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즉 지금의 고령층 취업 증가가 모두 '액티브 시니어'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상당수 노인 일자리는 공공 일자리와 단시간 근로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을 충당하기 위한 경제활동 성격이 강하다.

이는 한국 사회가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노인 노동이 경제 구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경제활동은 국가 성장률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반면 충분한 노후 준비 없이 노동시장에 남아야 하는 고령층이 늘어날 경우 사회안전망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취업자 수가 아니다.

70세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사회와 70세 이후에도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동시에 만드는 것이 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70세 이상 취업자 200만명 시대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와 복지 시스템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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