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7일 수요일 16:37
“삼전·하닉 성과급, 최저임금까지 흔든다”…한은 “물가 상방 리스크 확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반도체 호황에 IT 특별급여 60% 급등…임금 기대·서비스 소비·노동시장 전반으로 확산 우려
![[사진=AI 생성이미지]](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1714198733-797738958.webp)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성과급’이 단순한 기업 내부 보상 문제를 넘어 물가와 최저임금 협상까지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고액 성과급이 정보기술(IT) 업종을 넘어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의 임금 인상 요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한국은행은 17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일부 IT 부문 대기업의 이례적 규모 성과급 지급은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성과연동형 보상체계 확산이 맞물리면서 내년 초 IT 대기업의 성과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T 부문 특별급여는 전년 동기 대비 60.6% 급증했다. 반면 IT를 제외한 부문의 임금 상승률은 2.1%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초과 보상이 노동시장 전체의 임금 기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이번 흐름을 물가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IT 성과급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높은 보상을 좇아 숙련 인력이 이동하면 다른 기업들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을 올리는 ‘노동이동’ 경로, 다른 업종 근로자들이 IT 대기업 임금을 협상 기준으로 삼는 ‘준거임금’ 경로, 고소득 IT 종사자의 소비 증가가 서비스 수요를 키우는 경로다.
일반적인 수준의 성과급이라면 물가 영향은 제한적이다. 성과급은 정기적으로 받는 정액급여와 달리 일시소득 성격이 강해 소비 확대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처럼 성과급 상승폭이 이례적으로 커질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한은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과급 상승폭이 역대 상위 10% 수준에 달하면 다른 업종의 정액급여도 추가로 0.02~0.03%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나타났다. 상위 5% 수준에서는 임금이 오르는 업종의 범위와 폭이 더 커졌다. 고액 성과급이 특정 기업의 보상을 넘어 전체 임금 체계에 파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가 반응도 차이를 보였다. 한은은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늘어날 때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 평균 수준의 성과급 지급 사업체가 늘어날 때는 물가 반응이 뚜렷하지 않았다.
성과급 논란은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평균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산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액 성과급이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를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고임금 대기업과 저임금 노동자 간 격차가 부각되면서 최저임금 논의가 단순한 생계비 조정을 넘어 노동시장 불평등 논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과급 규모가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크고, 타 부문에서의 임금 인상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며 “임금 상승 경로를 통한 물가 상방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어 산업별 임금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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