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2일 월요일 20:45
“판 키워줬더니 나홀로 탈출?”…손석희 MBC행, ‘뉴스룸 신화’의 잔혹 결말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사진=연합뉴스]](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2160817985-540049829.webp)
손석희가 다시 MBC 라디오 마이크 앞에 선다. 13년 만이다.
프로그램은 ‘손석희의 12시’다. 낮 12시 5분, 점심시간의 한복판에서 그는 다시 질문하는 진행자로 돌아온다.
친정 복귀라는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번 복귀를 마냥 훈훈한 귀환담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손석희라는 이름이 가장 강하게 각인된 무대는 MBC만이 아니라 JTBC였기 때문이다.
2013년 손석희가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떠나 JTBC로 향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이직이 아니었다.
막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의 보도 신뢰도를 책임질 얼굴이 필요했고, JTBC는 손석희를 택했다. 손석희는 JTBC를 통해 앵커를 넘어 하나의 뉴스 브랜드가 됐고, JTBC는 그를 통해 ‘볼 만한 뉴스 채널’이라는 자리를 빠르게 확보했다.
‘뉴스룸’은 그 상징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 사태,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등 굵직한 장면마다 손석희와 JTBC 뉴스룸은 함께 불렸다. 시청자들이 손석희 개인에게 보낸 신뢰는 고스란히 JTBC의 자산이 됐다. 한 사람의 존재감이 방송사 전체의 정체성을 끌어올린 드문 사례였다.
그렇기에 2023년 손석희의 퇴장은 단순한 인사 이동으로 끝나지 않았다. JTBC는 여전히 드라마와 예능, 뉴스를 모두 갖춘 대형 미디어 기업이지만, 뉴스 브랜드를 한 줄로 설명하던 가장 강력한 얼굴을 잃었다.
이후 JTBC는 손석희가 남긴 영향력을 대체할 새 상징을 만들었는지, 아니면 과거의 명성 위에서 버티고 있는지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반면 손석희는 다시 MBC에서 새 출발을 한다.
국제 정세와 세계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겠다는 ‘손석희의 12시’는 전쟁과 공급망, 반도체와 인공지능, 미국 정치의 한마디가 일상과 시장을 뒤흔드는 지금의 시대와도 맞닿아 있다. 그의 강점이었던 차분하지만 집요한 질문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이번 복귀가 보여주는 장면은 분명하다. 손석희는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고, JTBC는 그 이름이 빠진 뒤 어떤 뉴스 브랜드를 만들었는지 아직 뚜렷하게 증명하지 못했다.
한때 JTBC는 손석희에게 가장 큰 무대를 제공했고, 손석희는 그 무대를 한국 뉴스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이제 손석희는 친정으로 돌아가 새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남은 JTBC에는 한 가지 질문만 남는다.
손석희 이후의 JTBC는, 누구의 얼굴로 기억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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