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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26일 금요일 00:57

“유가 내렸는데 왜 기름값 그대로”…정부, 뒤늦게 7차 석유 최고가 인하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국제유가 수개월 하락 뒤 조정…소비자 체감 못 한 고유가에 ‘늑장 대응’ 비판 정부 “민생 부담 고려” 해명에도 가격 산정·반영 시차 투명 공개 요구 커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AI 생성이미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AI 생성이미지]

정부가 26일 7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현행보다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과 서민 부담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국제 가격 하락분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제때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휘발유·경유·등유 최고가격을 인하하고 소비자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공공요금 동결과 고유가 피해 소상공인 지원, 민생물가 안정 재정 투입 방안도 함께 내놨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인하 폭보다 시점에 쏠린다. 브렌트유는 25일 기준 배럴당 73.14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9.92달러까지 내려오며 중동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두바이유 역시 전쟁 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안팎, 경유 가격도 2000원에 육박하는 수준을 이어왔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뚜렷해진 뒤에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연료비 부담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주까지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국제유가 변동 가능성을 이유로 6차 최고가격을 유지했다. 다만 유가 상승기에는 공급 불안과 지정학 리스크를 근거로 신속히 가격 대응에 나서면서, 하락기에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조정을 늦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변동이 정유·유통 단계를 거쳐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최고가격 제도를 직접 운용하는 정부가 시장 하락 흐름보다 한참 뒤늦게 움직였다는 인식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발 유가 급등이 물가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비상 조치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 장치로 기능하려면 가격 급등기에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국제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도 인하 요인을 신속히 반영해야 제도의 실효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연료비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에 그치지 않는다. 운송비와 배달비, 농축수산물 가격, 자영업자 원가 등 생활물가 전반으로 파급되는 핵심 비용이다. 정부가 유가 안정 대응에서 한 박자 늦으면 공공요금 동결이나 할인 행사만으로는 누적된 체감 물가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인하 조치로 민생 부담을 덜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석유제품 최고가격 산정 기준과 국제유가 반영 시차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긴급 대응에 나서고, 내릴 때는 판단을 미루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정책 신뢰도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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