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9일 목요일 16:51
비트고, 기관용 비트코인 지갑에 양자위험 관리 기능 도입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UTXO 주소별 분류해 위험도 순으로 관리…양자컴퓨터 위협 대비한 기관 수탁 보안 강화

암호화폐 수탁기업 비트고(BitGo)가 기관용 비트코인 지갑에 양자컴퓨터 공격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보안 기능을 도입한다.
더블록에 따르면 비트고의 새로운 기능은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미사용 거래 출력값(UTXO)을 주소별로 분류하고 양자컴퓨팅 공격에 대한 위험도에 따라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트코인은 공개키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서명을 검증한다. 현재의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공개키를 이용해 개인키를 역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충분한 성능을 갖춘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 일부 암호체계가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의 긴 거래 역사로 인해 상당수 주소의 퍼블릭 키가 이미 온체인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현재 암호체계를 실질적으로 공격할 수준에 도달할 경우, 퍼블릭 키가 공개된 주소가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고가 도입하는 기능의 핵심은 기관이 보유한 BTC를 단순한 총액 기준이 아니라 UTXO와 주소의 특성에 따라 구분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UTXO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거래 출력값으로, 사용자가 실제로 지출할 수 있는 BTC 잔액의 기본 단위 역할을 한다.
새로운 기능은 기관 지갑 내 UTXO를 주소별로 묶고 잠재적인 양자 공격 위험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리한다. 이를 통해 기관은 보유 자산 가운데 어떤 물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에 노출됐는지를 확인하고 내부 보안 정책과 자산 이동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다만 탭루트(Taproot)나 페이투퍼블릭키(P2PK)처럼 구조적으로 처음부터 퍼블릭 키가 노출되는 일부 비트코인 주소 유형은 이번 기능의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고는 해당 기술과 관련해 임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양자컴퓨터의 비트코인 공격 가능성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보안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로이터는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에 따라 암호화폐 기업과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포스트퀀텀 암호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암호체계를 변경하는 작업은 기술적 난도가 높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해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고 역시 최근 양자내성 보안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Silence Laboratories와 함께 기관용 디지털자산 수탁과 거래 서명을 위한 양자내성 MPC 지갑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으며, NIST가 표준화한 ML-DSA 기반 기술을 활용한 포스트퀀텀 거래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비트코인의 양자컴퓨팅 위험 규모를 둘러싼 추정치는 연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공개키 노출 여부 등을 기준으로 약 690만 BTC가 장기적으로 잠재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현재 양자컴퓨터가 해당 비트코인을 즉시 탈취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공격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강력하고 안정적인 양자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며, 업계에서는 그 이전에 포스트퀀텀 암호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비트고의 이번 기능은 비트코인 프로토콜 자체를 양자내성 구조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가 현재 보유한 BTC의 잠재적 노출 위험을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위험관리 도구에 가깝다.
기관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양자컴퓨팅이 가격 변동성과 규제, 수탁 위험에 이어 새로운 장기 리스크 관리 항목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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