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2일 수요일 21:54
FATF, "디파이도 운영 주체 있으면 규제 대상"…'탈중앙화' 한계 지적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대부분 디파이, 실제론 특정 주체 통제"…가상자산사업자(VASP) 규제 촉구 협조 거부 플랫폼은 운영 금지까지 검토…거버넌스 토큰 집중·관리자 권한 문제 제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특정 운영 주체의 통제를 받고 있다며 이러한 플랫폼은 기존 가상자산사업자(VASP)와 동일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FATF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디파이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 촉구'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의 디파이는 이름만 탈중앙화일 뿐 실제 운영 구조는 중앙화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프로토콜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주체가 존재한다면 해당 플랫폼은 FATF 기준상 VASP에 해당할 수 있다"며 "각국 규제당국은 이러한 운영 주체를 식별해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의무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FATF는 규제당국이 운영 주체를 확인했음에도 관련 플랫폼이 규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규제 이행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해당 관할권 내 운영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디파이의 대표적인 중앙화 요소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FATF는 ▲소수에게 집중된 거버넌스 토큰 ▲프로토콜을 제어할 수 있는 관리자(Admin) 권한 ▲스마트계약 및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권한 ▲개발팀과 내부 관계자에게 귀속되는 수수료 및 보상 구조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는 외형적으로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더라도 실제 의사결정과 운영 권한이 일부 개인이나 개발 조직에 집중돼 있다면 완전한 탈중앙화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글로벌 디파이 규제 강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디파이는 운영 주체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기존 금융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FATF는 실질적인 통제 여부를 기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욱 명확히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모든 디파이 프로젝트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프로토콜 구조와 거버넌스 방식, 스마트계약의 변경 가능 여부 등에 따라 중앙화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FATF 권고안을 자국 규제 체계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디파이 산업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운영 주체의 책임 범위와 AML 의무 적용 방식이 구체화될 경우 디파이 프로젝트의 운영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박원빈 기자 wbpark@nanryn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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