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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1일 금요일 05:39

세수는 41조 더 걷혔는데…나라 빚은 왜 86조 늘었나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세수 호조에 재정적자 5년 만에 최소…중앙정부 채무는 1354조원으로 증가

세수는 41조 더 걷혔는데…나라 빚은 왜 86조 늘었나

올해 나라살림 성적표만 놓고 보면 반가운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1∼7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6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조원 줄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작은 적자다.

세금이 잘 걷힌 덕분이다. 1∼7월 국세수입은 27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조4000억원 증가했다.

소득세가 12조2000억원, 부가가치세가 8조1000억원, 법인세가 4조4000억원 늘었다.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도 각각 6조4000억원, 8조5000억원 증가했다.

정부 곳간으로 들어온 돈이 늘어난 만큼 재정수지가 개선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실제 총수입은 지난해보다 71조1000억원 늘어난 45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지출 증가폭은 33조7000억원에 그쳤다. 이에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37조4000억원 개선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라살림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7월 말 중앙정부 채무는 1354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불과 7개월 만에 86조1000억원 늘었다.

8월까지 발행한 국고채도 162조3000억원으로 연간 총발행 한도의 72.6%를 이미 채웠다.

세금은 지난해보다 41조원 넘게 더 걷혔고 재정적자는 5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줄었는데, 나라 빚은 오히려 86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물론 이상한 일은 아니다. 세수가 늘었다고 그 돈이 곧바로 국가채무 상환에 쓰이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복지와 경기 대응, 산업 지원을 비롯한 각종 정책에 돈을 써야 하고 국채 발행 일정 역시 연간 재정운용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세수 증가와 국가채무 증가를 단순히 일대일로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국가채무 증가를 가볍게 볼 수도 없다.

올해 재정지표에서 중요한 것은 '적자가 줄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세수 여건이 좋아진 시기에도 국가채무가 상당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더구나 이번 세수 증가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법인세가 늘었고, 성과상여금과 부동산 거래 증가가 소득세를 끌어올렸다.

소비와 수입 증가로 부가가치세가 늘었으며, 증시 거래대금 증가도 세수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경기와 기업 실적, 부동산·증시 거래가 달라지면 세입 여건 역시 빠르게 변할 수 있다.

재정건전성을 판단할 때 한 해 세수가 잘 걷혔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5년 만의 최소 적자'라는 반가운 숫자에만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세수가 늘어난 시기에 얼마를 더 쓰고, 얼마를 미래에 남기며,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나라살림은 결국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 그리고 쌓여가는 빚을 함께 봐야 제대로 보인다.

올해 세수 호조는 분명 좋은 신호다. 이제 그 좋은 기회를 국가 재정의 체력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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